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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라스트 갓파더'로 돌아온 영화인 심형래 "여러분 사랑 없인 영구는 없~답니다"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코미디…영구는 가장 한국적·서민적 캐릭터
개봉 첫주 성적이 흥행 성공 좌우해…미주 한인들 관심·응원 큰 힘 될 것"

우리에게 그는 최고의 코미디언이다. 입만 열면 빵빵 대중의 웃음을 터뜨리고 살짝 넘어지기라도 했다치면 전 국민이 배를 잡고 구르게 만들 만큼 그의 코미디 감각은 탁월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심형래는 영화인으로 더 익숙한 존재가 됐다. 영화에 대한 열정과 뚝심으로 많은 작품을 제작하고 '디 워'(D-War)를 통해서는 할리우드마저 놀래켰다. 그래서 감독 심형래 역시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존재다.

이런 면에서 그가 이번에 들고 나온 신작 '라스트 갓파더'(Last Godfather)는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영화인로서의 심형래를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는 고마운 작품이다. 심형래는 이번 영화에서 연출은 물론 주연도 맡았다. 연기한 캐릭터도 다름 아닌 영구다. 영구와 함께 자라난 우리에겐 큰 기대감을 줄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자신의 최고 장기인 코미디로 돌아왔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단다. 참 많이 힘들고 외로웠단다. 그래서인지 '영구가 힘이 나게 우리 한인들이 많이 도와달라'는 부탁의 말이 왠지 더 짠하게 다가온다. 우리 시대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을 지닌 영화인 심형래를 만나 북미지역 12개 도시에서 오늘(1일)부터 개봉되는 '라스트 갓파더'의 제작과정과 뒷얘기에 대해 들어 봤다.

- 새 영화에 대해 소개한다면.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코미디입니다. 마피아 대부가 전국의 조직 보스들을 모아 놓고 후계자를 발표하는데 '사실 내가 실수로 아들이 하나 있다'며 영구를 데려다 놓는거죠. 마피아 조직이라는 살벌하고 포악한 세계가 영구가 등장하면서 금방 순해지고 따뜻해지는 모습이 펼쳐져요. 요새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 욕이나 성적인 표현이 난무하는 게 일반적인데 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필 굿 무비'(Feel Good Movie)를 만들어 봤습니다."



-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텐데.

"코미디는 서로 코드가 맞아야 하잖아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게 참 힘들었죠. 내가 웃긴 건 미국 사람들이 하나도 안 웃고 미국 작가나 스태프들이 웃기다는 것은 나부터가 왜 웃기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니 정말 어려운 노릇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사람의 조언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작품의 퀄리티까지 생각하다 보니 더 힘든 점이 많았어요. 사실 웃기려고만 하면 뭘 못 하겠어요. 엉덩이라도 까면 됐겠죠. 하지만 그런 것들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했죠. 그러다보니 처음 대본에 있었던 코믹한 장면들도 많이 들어 냈어요."

- 아쉬움은 없는지.

"아쉬운 정도가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해 좋은 영화가 나오긴 했지만 앞으로 고집을 부릴 땐 확실히 부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특히 코미디에 관한 부분이요. 전 정말 코미디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이 있어요. 저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괜히 주변의 조언에 흔들려 많은 것을 바꾸다 보니 더 재미난 것들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워요. '영구 없~다'대사를 살리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려요. 아무리 해 봐도 영어로 그 맛이 안나더라고요. 저보다 다른 한국 관객분들이 더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 그래도 미국 관객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은데.

"며칠 전 버뱅크에서 비공개로 시사회를 열었는데 다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영화의 다음 대사가 안 들릴 정도로 계속 크게 웃더라고요. 아이들이 보면 더 재미있어 하겠다는 평가도 많이 들었어요. 영구라는 캐릭터가 전혀 생소할텐데도 나중엔 영구를 많이들 귀여워하고 사랑해주시더라고요. 영구 캐릭터로 서부 영화를 만들면 대박이 나겠다는 제안도 많이 들었어요. 상태 안 좋은 영구의 서부 영화. 상상만 해도 뒤집어지게 재미있을듯 합니다."

- 감독과 배우 1인 2역을 소화했는데.

"솔직히 둘 다 너무 힘들었어요. 참 외로웠고요. 한국에서 코미디할때는 임하룡씨나 이봉원씨처럼 호흡 맞추기 좋고 연기하기도 편한 사람들하고만 해도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여기선 의사소통이 안 되니 말 다 했죠. 슬랩스틱이라는게 타이밍도 잘 맞춰야 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호흡이 딱딱 맞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매 컷트가 힘들었어요. 사실 코미디 연출이 정말 힘들어요. 몇 십 년의 노하우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앵글 보다가 가서 연기하고 슬랩스틱 하다가 또 다시 뛰어와서 앵글 보고 하니 더 정신이 없고 어려웠죠. 주눅도 참 많이 들었어요. 겉으로는 강한 척 했지만 나 빼고 다 미국 사람인데 그 속에서 혼자 연기한다는 게 참 쉽지 않더라고요. 태평양 한 복판에서 모든 바람을 나 혼자 맞고 서 있다는 기분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노하우도 많이 생긴 것 같고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더군요."

- 영구라는 캐릭터는 심형래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릴 적'여로'를 정말 재미있게 봤었어요. 나중에 나이가 먹어서도 한국에 영구만한 캐릭터가 없겠다고 확신했죠. 가장 한국적이고 토속적이고 서민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이제 영구 캐릭터를 글로벌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라스트 갓파더'가 그 역할을 해 줘야죠. 세월이 지나도 찰리 채플린이나 미스턴 빈이 변함없이 사랑받는 것처럼 영구도 그렇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꼭 성공하고 싶고요."

- 앞으로의 계획은.

"여름 방학 시즌에 배우 신현준씨와 함께 찍은 '유령 도둑'이라는 영화가 개봉될 겁니다. 상태 안 좋은 도둑 둘이 귀신들이 사는 집을 털러 들어갔다가 겪게 되는 일들을 담은 영화죠. 60년대 한국의 참 못 살적 이야기를 담은 '추억의 붕어빵'이란 영화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디 워 2'도 3D로 만들 예정입니다. 내 후년쯤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에요. 언젠가는 '아바타'를 넘어서는 영화를 만들어야죠."

- 한인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이란 그리스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 온 그리스 사람들이 다 몰려가서 영화를 보셨었대요. 그래서 소규모로 시작했던 영화가 조금씩 조금씩 상영관을 넓혀 가 엄청난 성공을 할 수 있었죠. 개봉 첫 주가 정말 중요합니다. 많은 한인들이 '라스트 갓파더'를 보고 응원해주셔서 미 전국으로 상영관을 넓힐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해요. 그러면 영구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그 동안 영구가 혼자 너무 쓸쓸했거든요. 웃음은 물론 자랑스러운 기분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이들 사랑해주세요."

북미지역 12개 도시서 4월1일 개봉

덜 생긴 외모 덜 떨어진 행동. 누가 봐도 남다른 영구(심형래)는 마피아 대부인 아버지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를 찾아 뉴욕에 왔다 조직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마피아 수업을 받게 된다. 영구 때문에 당연히 믿고 있었던 후계자의 꿈을 접게 된 조직의 2인자 토니(마이크 리스폴리)' 는 설상가상 마피아로서 영 가망 없어 보이는 영구의 교육을 맡게 되면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한편 영구를 못마땅하게 여긴 라이벌 조직의 2인자가 보스의 딸을 납치한 후 이를 영구의 짓으로 꾸며 돈 카리니와 본판테 조직의 전쟁을 일으키고 음모에 빠진 영구의 뜻하지 않은 활약이 엉뚱한 결과를 예고하는데…

영화 '라스트 갓파더'는 LA 한인타운 CGV를 비롯 토런스 코비나 온타리오 오렌지의 AMC 상영관과 LA 다운타운 세리토스 가든 그로브의 리걸 시네마 어바인 스펙트럼 등에서 상영된다.

글=이경민 기자 사진=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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