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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위한 '힙합 이야기'-7] 참된 갱스터 랩은 '진짜 불량배'가 노래

"우리가 사회문제 시사점 던진다" 항변도

1993년 10월 9일 뉴욕의 모든 음반가게엔 기괴한 음반이 등장했다. '엔터 더 우탱'(Enter the Wu-Tang)이라고 쓰여진 이 음반의 표지에는 9명의 사내가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서있었다.

얼핏 보아도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표지에 걸맞게 음악은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멜로디나 선율은 거의 배제된 채 잡음이 뒤섞인 드럼과 낯선 소리들로 가득했다. 그런 드럼 소리 위에 9명의 남자들은 랩을 쉴새 없이 토해냈다. 이 기괴한 음반은 '롤링 스톤스'를 비롯한 유수의 음악잡지에서 극찬을 받으며 순식간에 명반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갱스터 랩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인 '우탱 클랜'(Wu-Tang Clan)의 전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중국 무협지에 큰 영향을 받은 그들은 권법의 일파인 '무당파'를 따서 그룹의 이름을 짓는가 하면 자신들의 고향인 뉴욕의 '스테이튼 아일랜드'를 '소림사'라고 불렀다. 권법대신 랩으로 대결을 한다는 그들의 컨셉은 상업적 성공은 물론 비평적 성공까지 가져다 주었다.

갱스터 랩의 특징 중의 하나는 갱스터 랩을 하는 랩퍼가 정말 갱스터인지 아닌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탱 클랜의 멤버들은 뉴욕에서 악명높은 갱스터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 그들이 1집 음반의 표지에서 가면을 쓴 이유는 몇몇 멤버가 청부폭력을 비롯한 심각한 중범죄로 수배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거칠고 무서운 갱스터였는지가 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고 이것을 '스트리트 크레딧'(Street Credit)이라고 부른다. 한국말로 한다면 '길거리 평판'으로 해석될 수 있는 스트리트 크레딧은 수 많은 랩퍼들의 흥망성쇠를 결정해왔다. 갱스터가 아니면서 갱스터 랩을 하는 랩퍼들에겐 가짜라는 낙인이 찍혀 활동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힙합계는 갱스터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랩퍼뿐만 아니라 음반사 관계자들도 갱과 관련된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한 때 '투팍'(2Pac)과 '스눕 독'(Snoop Dogg) 등 갱스터 랩퍼들을 거느렸던 음반사 '데스 로우'(Death Row)의 수장이었던 슈그 나잇(Suge Knight)이다.

그의 악명은 거친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이들을 감금하는 일도 예사였다. 혐의가 드러난 바는 없지만 스눕 독을 비롯한 주변인물들조차 슈그 나잇이 투팍의 살해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그는 항상 붉은색 양복을 입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한다. 그의 붉은 양복은 그가 LA의 악명높은 갱집단인 '블러드'에 소속됐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현재 그는 음반사 경영에서 물러나 있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체포되는 등 과거의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힙합은 갱스터와 밀접한 연관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힙합의 폭력성은 많은 사람들의 질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사를 쓰는 랩퍼들은 이것이 현재 빈민가에 거주하는 흑인 남성의 현실이라며 힙합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항변한다. 청소년들이 가사와 현실을 구분하는 지혜를 가진다면 힙합의 폭력적인 묘사는 단지 자극뿐만이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한 시사점도 던져줄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이다.

조원희 기자 whc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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