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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0년 남용우씨 15일간 자전거 종단 여행, 하루 100마일씩…베트남 난코스 해냈다

매일 5~6시간 쉬지않고 강행군
내년엔 알프스 넘는 프랑스 투어

사이클링 경력 20년이 넘는 한인 남용우(48)씨는 지난 2월 동료들과 함께 15일간 베트남 종단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베트남 종단 로망은 3년 전에 시작되었다. 지인이 운영하는 사이클링 전문 투어회사(www.veloasia.com)을 통해 비행기표 예매까지 끝냈다. 하지만 자식사랑은 로망보다 강했다. 돌 갓 넘긴 아들이 눈에 밟혀 출발 일주일을 남기고 꿈을 접었다. 그리고 2년 뒤 로망은 다시 도전했다.

지난 2월 12일에 하노이에 도착한 남씨 등 일행 15명은 이틀간 시차적응과 시내관광을 한 후 15일 본격적인 사이클링에 돌입했다.

이 회사의 투어 프로그램은 베트남과 타이 라우스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을 하루 15마일 정도 돌면서 사이클링과 관광을 겸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 참여한 14명은 대부분 경력 10년 이상의 자전거 매니아로 도착일과 적응 기간을 빼고 하노이~호치민의 베트남 종단 코스를 하루 100마일씩 달리는 난코스에 도전했다.



팀에는 여러번 US내셔널 챔피언에 오른 프로 선수와 지역 챔피언 출신 4~5명 레이싱 출전자들이 많았다. 남씨도 10년 전까지 레이싱을 참가하다 부상을 입은 '선수' 출신이다.

첫날부터 풀 스피드로 달렸다. 평균 시속 30마일 내리막길에는 50마일을 넘나들었다. 식사시간과 화장실 갈 때만 제외하고 5~6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강행군이어서 남씨는 첫 날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이 정도 강행군이면 최소 두 달 전부터 매주 300~500마일의 적응훈련이 필요한데 남씨는 일 때문에 한달 훈련으로 만족했다.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불안했다.

다행히 이틀째 몸이 서서히 풀렸다. 시속 30마일을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달릴 정도의 컨디션을 회복했다.

초보자 두 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전했다. 여행에는 사이클과 환경보호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촬영팀이 동행한 덕에 이들은 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23일 달리니 비로소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시골을 누비다 보면 중국풍의 목조 건물과 형형색색의 아오자이를 내건 가게들 평화로운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양떼와 사슴 떼를 만나면 길도 양보해야 한다. 자전거만의 매력을 한껏 느꼈다. 자전거를 타면 대중교통수단으로는 가기 힘든 곳이나 먼 곳도 자유롭게 갈 수 있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일반 프로그램이라면 유적지나 산과 강의 아름다움 전원 풍경 지방 특유의 관습을 즐길 수도 있을 텐데 사이클에만 집중하느라 베트남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체험할 수 없어 다소 아쉽기도 하다.

언제나 이방인들을 웃음으로 대하는 순박한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시골길을 달리면 하루에도 수백 명과 마주치는데 하나같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점점 그 푸근함에 젖어들었다. 일행은 하노이의 가난한 마을을 방문해 미리 준비한 학용품과 간식들을 나눠주기도 했다.

베트남 음식은 남씨의 입에는 잘 맞았지만 대부분 백인인 일행들은 상당히 고생했다. 대도시에선 서양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시골에서는 백인 동료들이 복통 설사로 점점 기력이 떨어졌다. 덕분에 9000 피트의 난코스에서 남씨는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래도 재미 삼아 개구리 뒷다리와 크리켓 코브라 요리에 도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마침내 호치민에 도착했을 때 22명 중 8명이 앓아 누웠다.

비용은 항공료 외에 1인당 2500~4000달러. 일반적인 사이클 여행은 특급호텔과 좋은 음식이 제공되지만 이번 베트남 종단여행에선 허름한 시골과 형편없는 호텔도 많이 경험했다. 지나고 보니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남씨는 내년에 자전거를 타고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을 넘으며 프랑스 도로를 일주하는 '투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의 루트에 도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초보자 위한 사이클링 입문, 꽉 끼는 옷·가벼운 자전거 '필수'

남용우씨는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맨하탄 비치와 산타모니카에서 사이클 전문샵 '트라이애슬리트좀비스'(Triathletezombies)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가 꼽는 사이클링의 매력은 ▶건강에 좋고 ▶달리기에 비해 무릎 부상이 적고 ▶속도의 쾌감과 경쟁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보자는 어떤 자전거도 좋지만 가벼운 것이면 더욱 좋다. 일반 자전거 무게는 25파운드 정도지만 레이싱 바이크는 15파운드 정도면서 더 견고하다. 10파운드 차이지만 언덕길을 오를 때 체감차이는 엄청나다.

옷은 몸에 꼭 붙어야 체인에 감기거나 바람에 펄럭이지 않는다. 스페셜 패딩이 있는 팬츠가 좋다.

일단 사이클에 빠지기 시작하면 장비에 쏟는 열정도 무시할 수 없다. 고가의 자전거는 완제품을 타는 것보다 다른 바퀴와 부속품을 취향과 실력에 맞게 업그레이하는 재미가 있다. 매니어 수준으로 가면 1만 달러 이상의 고가 자전거도 흔하다.

사이클러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역은 물가가 싸고 이국 취향의 아시아나 유명 경기가 많이 열리는 프랑스(Tour de France)나 이탈리아(GIRO de Italia) 등이 꼽힌다.

LA에서는 샌타모니카를 중심으로 한 '바이크 패스' LA강 바이크 패스 그리피스 파크 등이 인기가 높다. 중급 이상이 되면 여름철 매주 화.목요일 오후 5시 30분 패서디나 로즈볼에서 열리는 '트레이닝 라이드'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남씨는 10년 전 매년 1월 1일 샌타모니카~옥스나드 왕복 77마일 코스를 달리는 '뉴 이어즈 라이드'(New Year's ride)를 조직했다. 이 라이드에는 매년 100~150명의 라이더들이 참가하고 있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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