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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이민 다큐멘터리-18] 2세들의 사회진출과 조국관 2

2세들보다 3, 4세들이 뿌리찾기 적극 나섰다

◆이민75주년 외면하는 2세도

1902년 12월22일에 인천항을 떠난 아메리카의 초기 이민들은 다음해인 1903년 1월 13일에 하와이에 도착했다. 78년 1월13일은 초기 이민들이 그곳에 도착한지 꼭 75년이 되는 날이었다.

하와이에서는 이민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잔치 준비에 한창이었다.

하와이 주정부도 이날을 위해서 78년 1월 13일부터 21일까지 1주일 동안을 'KOREAN WEEK' 즉 한국인의 주간으로 공식 선언했다.



한국사람뿐 아니라 많은 외국사람들도 하와이이민 75주년 행사에 스스로 나섰다. 그러나 2세들 중에는 이 일에도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전 하와이대 이상억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의 기념행사 때에 어떤 사람을 초청할 일이 있어서 전화통화를 했는데, 제가하고 있는 일이라든지 75주년행사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했더니 ‘아 나는 바쁘니까 다음에 거십시오’하고 끊어 버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관념이 아주 없는 사람들이지요. '나는 관계없다 또 자기 부모들도 이미 세상을 떠나서 없고, 어렸을 때 물론 들었겠지만 그 동안 살면서 다 잊어버렸다'는 그런 사람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2세와 최근이민, 교회도 달라

하와이에 있는 한국인 교회는 이민의 역사와 더불어 성장해 왔다.

농장에서 일하면서 그들은 교회를 세웠고 그 곳에서 서러움과 고달픔을 달랬다.

그리고 그 교회는 초기 이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그런데 1969년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최근의 이민들이 많아지면서 교회도 구분돼야만 했다.

하와이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송위섭씨의 얘기다.

“60년대 이후에 밀려온 이민들과 초기 이민들과는 직접적인 유대관계를 가질 수가 없죠. 그 사람들은 이미 직업면에서, 자녀교육면에서 이런 모든 면에서 완전히 토착화 된 사람들이고 새로운 사람들은 이들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도 옛날에 이민 온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와 새로운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 등으로 구분이 됩니다.”

초기 이민과 최근의 이민들이 구분돼서 살아야만 하는 이유는 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이런 현상은 과도기적인 것에 불과 할지도 모른다.

◆언어, 경제기반 달라 융화 안돼

당시 하와이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김호진씨의 설명이다.

“사람이 이상도 좋지만 언어가 통하고 서로간에 배짱이 맞고 의기 상통하고 이래돼서 서로 만나 가지고 모임을 함으로써 친목을 도모하게 되는데 언어가 안통하기 때문에 그런 진한 관계가 이뤄지질 않습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기반이 다릅니다. 말하자면 구멍가게 하는 사람과 대기업 하는 사람하고 안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초기 이민 2세들의 조국은 물론 미국이다. 한국은 아버지의 나라일 뿐이다. 더구나 그들의 아버지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한국에 대해서는 아주 어렸을 때 조금 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을 잊고 살아 왔다. 그런데 그 뒤에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미국에 밀려 들어왔다.

그 사람들이 왠지 생소했다. 서로 말이 통하질 않았다. 생각하는 것이 달랐다.

생활 자체가 달랐다. 그리고 가끔은 한국사람들의 탈선이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됐다. 그럴 때면 수치감도 가졌다. 역시 나는 저와 같은 한국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추리는 어떤 의미에서 납득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적어도 대부분의 한국인 2세들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을 잊었던 사람들도 하나씩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 알고 싶어 찾아 나선 3세

다시 송위섭씨의 얘기다.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분이에요. 이분이 한 2주일정도 관광단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와서 깊이 깨달은 바가 있어 가지고 동서문화센터(하와이대학 부설) 한국학생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왔어요. ‘당신이 학생회장이냐?’ 그렇다고 하니까 ‘그럼 나를 만나줄 수 있겠느냐’ 그렇게 해서 만났더니 ‘한 2, 3주정도 한국을 여행하고 오니까 한국이라는 나라가 강렬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자고 한 것이다. 나는 3세다. 완전히 미국사람이지만 한국인의 피를 타고난 사람이다.

한국사람을 만나고 싶다. 한국사람을 소개해 달라’ 그래서 물론 한국을 직접 설명하기도 하고 사람들도 소개해주기도 했는데 얼마나 열성적이었는지 자기가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민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2세들이 모국을 잊으려한다는데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어느 민족의 후손들이건 그들은 새로운 세계에 빨리 적응하고 싶고 그 나라의 국민이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그 나라의 국민 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다가 3세 혹은 4세에서 조국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민3, 4세 조국찾아, 한인은 빠른 편

도정일씨의 얘기다.

“이민 3세, 4세에 가서 서서히 뿌리를 찾자는 즉 자기의 조상들이 어디에서 왔는가, 조상들이 온 나라가 어떻고, 그 사회가 어떻고, 그 문화가 어떤가에 대한 점진적인 이해, 향수, 그것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욕구 이런 것들이 3세, 4세 때부터 나타나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 '뿌리'라고 하는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된 일이 있었다. 이 소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읽혀지고 있다.

미국의 흑인들은 수백 년을 살면서도 그들의 조상을 찾지를 못했다. 이제야 그들의 조상이 어디에서 왔고 그들의 뿌리는 어디까지 뻗어져 있나를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아메리카의 한국인 후손들은 80년도 안되는 사이에 한국을 찾고 있다. 따라서 아메리카이민 2세들이 한국을 잊었다는데 서운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정리= 천문권 기자 cmk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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