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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카리타스 불우이웃돕기] 악몽 같았던 구제역의 한파

김진상 (횡성지역자활센터)

지난해 겨울은 축산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악몽 같은 계절이었다.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구제역(가축전염병)이라는 한파는 횡성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활근로자들의 희망일터인 한벌 농장에도 예외 없이 불어 닥쳤다. 그토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 온 터이지만 피해갈 수 없는 일이었다.
 
4년 전 한우 명품화 사업흐름에 맞추어, 횡성지역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한우 암소 12마리를 시작으로 자활참여자들의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수익률을 높이고자 시작한 한우사업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 1명과, 차상위 2명, 이렇게 3명의 인원으로 시작한 한벌농장은 그 노력의 결실로 한우 33두를 키워냈으며 이중 임신우가 15두에 이르고, 2011년 3월에는 꿈에도 그리던 자활공동체 출범을 앞두고 있었다.
 
4년 동안 밤낮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오직 소만을 바라보며 친자식 같이 키워온 소들을 하루아침에 살처분 해야 한다는 소리에 참여자들은 눈물을 떨구었으며, 단장님은 차분한 마음으로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소를 키우는 사람들 역시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담담히 받아 들이셨다. 살처분 당일 오전 군청에서 살처분을 위해 포크레인을 동반한 중장비들이 축사에 들이 닥쳤으며, 수의사가 도착하면서. 축사 해체작업과 함께 33마리의 한우들은 모두 살처분된 후 매립됐다.
 
참여자들은 농장 근처까지 왔지만 소가 죽어나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돌아섰고 센터 담당자만이 33두의 소가 살처분 되는 것을 허망하게 지켜보아야만 했다. 마지막 소는 축사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다 포크레인에 의해 끌려 나오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미 소가 끌려 나올 때 죽는 줄도 모르면서 쫄래쫄래 따라 나오던 어린 송아지 모습과, 약물 투여 후 채 1분도 안되어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소들을 보고 있노라면 농민들의 절규가 들려오는 듯하다. 그날까지 횡성지역에서 살처분 된 한우는 4천 마리가 넘었으며, 돼지는 5만 마리가 넘었다.
 
차후 보상은 이뤄지겠지만 몇 년간의 노력이 보상만으로 어찌 해결 될 것이며, 평생을 소만 바라보고 사신 분들의 정신적인 피폐함은 무엇으로 보상 받을 수 있겠는가? 이제 살처분 한 지 한 달을 보내며 참여자 분들도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다. 텅 빈 축사를 다시 단장하고 소독하며, 보상이 이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시작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다시 일어설 희망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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