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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훌다, 종교개혁의 어머니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교무처장

여성들의 진출이 여러 방면에서 현저히 증가하면서 21세기를 '여성의 시대'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감성과 창조력 섬세함과 설득력으로 무장한 여성들이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대와는 달리 고대 사회는 남성들의 독무대였다. 당시 유대인 남성의 기도문에는 이방인과 노예와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내용이 있다.

여성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짙게 배인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역사 속에 파묻힌 채 잊혀진 뛰어난 여성들의 흔적들이 간간이 유적지에서 발견되는 유물처럼 고개를 내미는 경우가 있다. 성서의 여인들 가운데에서도 한 시대에 큰 획을 긋고서 성서의 지면을 차지한 뛰어난 남성 못지않게 큰 족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성서 뒤로 총총히 사라진 여인들이 많았을 성 싶다. 아니면 스쳐 지나갈 듯 희미한 실루엣만을 성서 지면에 남긴 채 황망히 잊혀진 여성들도 있을 것이다. 구약의 훌다가 그런 여인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700년 전 요시야가 8세의 어린 나이에 남왕국 유다의 왕으로 등극하였다. 요시야는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한 그의 조부 므낫세 왕이나 아버지 아몬 왕과는 달리 야훼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여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아니한 왕이었다. 재위 18년에 요시야는 서기관 사반을 보내어 성전을 수리케 하였다. 그때 성전 구석 어디엔가 먼지로 뒤덮인 채 박혀있던 율법책이 대제사장 힐기야에 의해 발견되었다.

힐기야는 그 책을 사반을 통해 요시야 왕에게 보내었고 그렇게 하여 그 책의 내용이 공개되었다. 사반이 그 책을 읽을 때 요시야는 유다의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의 경고를 듣고서 옷을 찢으며 고통스러워하였다 한다. 조부 므낫세 통치 55년 아버지 아몬 통치 2년 성전 수리하다가 율법책이 발견되기까지 걸린 18년을 합하면 자그마치 75년 동안 하나님의 뜻을 기록해 놓은 율법책은 철저히 잊혀진 유물 취급받은 것이다. 그 기간은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은 채 불순종으로 일관한 영적인 암흑기였으리라.

율법책을 받아든 요시야 왕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책의 내용이 여전히 유효한 하나님의 말씀인지와 아직도 유다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여지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요시야는 이를 위해 당시 정치와 종교의 최고위급 관료로 구성된 다섯 사람을 선출하였고 이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왕의 질문과 함께 여선지자 훌다를 찾게 되었다. 그들은 왜 여선지자 훌다를 찾았는가?

훌다는 한 가정의 평범한 아내였다. 그녀의 남편 살룸은 제사장이나 레위인의 예복을 주관하던 사람이었다. 제사의식에 필요한 예복을 만드는 것은 정확하고 섬세한 여성의 손길을 요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남편을 도와 예복을 바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매뉴얼에 해당되는 율법책을 날마다 세심히 읽으면서 그것을 제작해야 했기에 하나님의 율법책에 관한한 훌다는 당대의 최고권위자가 아니었겠는가? 그녀의 일상생활이 일터였고 율법을 탐구하던 연구실이었다.

'훌다'라는 히브리어 이름의 뜻인 '두더지'와 관련하여 생각해 본다면 그녀는 땅을 파는 두더지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있게 파고들어가 연구한 학자이자 여선지자였던 셈이다. 자신을 찾아온 그들에게 훌다는 침착하고도 위임 있게 율법책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다.

이러한 훌다의 선포는 요시야 왕이 주도한 종교개혁의 기폭제가 되었으니 그녀를 '종교개혁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로 인해 다가올 진노의 재앙은 회개한 유다 땅에서 요시야의 재임 기간 동안 물러가게 되었으니 하나님의 말씀에 바로선 한 여인이 국가를 위기로부터 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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