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청년 안보의식 바꾼 천안함 1년
김창준/전 연방하원의원
시민연대란 이름의 단체가 최근 주한 미국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공동조사를 통해 천안함 사건 진상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관계를 둘러싼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 그것이다.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는 호주 미국 스웨덴 영국 등 국제 합동조사단 소속 전문가 24명이 면밀한 조사를 통해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했다. 조사단의 보고서는 유엔 안보리에 제출됐고 그 결과 안보리는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 의장성명은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만 않았을 뿐 북한의 소행이란 것을 의심하는 나라는 없었다.
게다가 최근 한국 내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 이상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답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침몰 원인을 둘러싼 무의미한 논쟁은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다른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지 참 지독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창피하기도 하다.
자국 정부를 믿지 않고 천안함 침몰을 날조극이라고 억지를 펴는 사람들에게는 독립적인 조사팀을 구성해 스스로 재조사를 해보도록 허용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끝끝내 자기 나라 정부와 국민 다수의 의견을 믿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다만 조사에 드는 비용은 일체 그들이 부담하게 해야 한다. 단 한 푼이라도 국민의 세금을 건드려선 안 된다.
그나마 위안이 됐던 것은 천안함 세대가 등장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이 20대 젊은이들이 서울 광화문 앞에서 마련된 천안함 46용사 추모 분향소에서 시민들의 헌화를 권고했다는 것이다. 또 22살 난 한 대학생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폭격 같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라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이 기사를 읽고 가슴이 너무도 벅찼다.
1년 전 천안함 사고 직후 열린 장례식 때 중위로 군복을 입고 아버지의 영정을 품에 안았던 한준호 준위의 아들은 지금 경남 창원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나는 한 준위의 아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순직한 아버지와 다른 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리겠다며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대한민국에 아직도 좌파 단체가 남아 있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는 마당에 27살 밖에 안 된 어린 아들에게 권력을 넘기는 북한을 옹호하며 편드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왜 그들은 그렇게 좋아하는 북한으로 이주하지 않고 한국에 남아 계속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는건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북한을 추정하는 좌파들은 정말 완전한 시대착오 속에 세상을 살아가는 게 아닐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의 20대 젊은이들도 점점 진실을 알기 시작했고 이들 좌파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결속은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바로 이 굴욕적인 천안함 사태의 경험이 아니 46명 용사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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