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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취집…여성들이여 착각을 버려라

김정화/듀오 뉴욕지사장

얼마 전 ‘미혼여성 구직자 2명 중 1명이 취업 대신 취집을 고려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취집’은 취업 대신 시집을 선택하는 요즘의 행태를 나타낸 은어다. 끔찍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취업 대신 결혼을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같이 뛰어난 학벌, 소위 잘난 경력만 있는 사회에서 서로 도토리 키 재기를 하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취업이 힘들고 사회생활이 어려워질수록 결혼을 바라보는 여성들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결혼을 미루거나 혹은 결혼을 앞당기거나. 취집을 고려하는 여성들은 결혼을 앞당기려는 사례에 속한다.

내가 아는 S양도 취집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재수와 휴학으로 늦어진 졸업 때문에 친구들은 모두 그녀보다 빠르게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늦은 나이라 누구보다 빠른 취직을 원했지만 취업의 문턱은 너무도 높았다. 취업난에서 도피해 대학원에 진학한 그녀는 결혼으로 인생역전을 꿈꾸고 있다. 직장인이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돈 잘 버는 신랑을 만나 일을 그만두기 시작했고, 피를 토하며 들어간 직장을 과감히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결혼을 잘하면 일을 그만두기도 하는데, 취업이 중요한 게 아니야. 결혼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해!” 미래에 대한 불안정한 심리가 그녀들의 마음에 결혼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취직 대신 결혼해서 안정을 찾으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에 반해, 싱글 남성들의 생각은 다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www.duo.co.kr)가 싱글 남성들을 대상으로 앙케트를 결과 ‘결혼하면 회사를 관두겠다는 애인, 정말 관두게 할 건가?’라는 물음에 ‘나 혼자 어떻게 벌라는 거야, 설득해서 웬만하면 다니게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0%에 달했다. 취집해서 남성에게 기대려는 일부 여성의 기대와는 달리, 현대 남성들은 결혼 후에도 자기 일을 갖고 열심히 일할 여성을 선호하고 있다.

여자는 내조, 남자는 외조라는 통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남성들은 여성의 사회 참여와 직업의 중요함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배우자는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로 인식한다. 다시 말해 육아와 출산으로 인한 부담을 함께 나누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취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결혼을 선택하는 일부 여성들이여, 착각을 버려라. 힘든 마음이야 알겠지만 그 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여성이 직장을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의 장으로 활용하는 이러한 때 결혼으로 현실을 도피하려는 일부 여성들의 발상은 시대를 거스르는 구시대 발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이러한 일부 여성에게 우려되는 것은 현실도피적인 결혼의 선택이다. 결혼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함께 살면서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하모니, 조화로움 그 자체이다. 결혼을 통해 진정한 안정과 행복을 추구한다면, 그 의미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즐거움뿐만 아니라 서로의 부담과 짐을 나눠야 함을 의미한다. 배우자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부담을 넘기려 선택한 결혼이라면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결혼을 미룰지 앞당길지 고민하는 여성들이여, 공유의 즐거움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느낄 수 있으니 자신이 있다면 망설이지 마라. 결혼 후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유하고 싶은 마음에는 결국 남녀 모두가 변함이 없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바람이 21세기에 와서 여성은 빠른 결혼으로 남성은 맞벌이로 변화돼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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