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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우겨서?

이정희/LA

아침을 노래하는 명랑한 새소리를 들으며 그리피스 파크에 올라갔다. 변함없이 해는 떠오르고 LA의 이른 아침은 평온했다.

가로등이 하나 둘 꺼지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모두가 나름대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때 어느 노인이 적막을 깨뜨리며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서 하나님한테 벌 받았어!"

나보다 연세가 높은 어른신이었지만 도저히 아니다 싶어 결례를 무릅쓰고 한마디 했다.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지금 그런 소리하면 안되죠. 그 말씀대로라면 이 세상에 벌 받아서 살아남을 사람은 하나도 없죠."

평소엔 나도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에 분노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보다는 일본 국민들이 당한 고통과 상처에 함께 가슴 아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떡하든 일본의 조속한 회복과 재기를 바라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이때에 우리 한국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 알려질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하나님을 형편없이 추락시키지 말자. 적어도 하나님 운운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고통받는 일본을 위해 무릎 꿇고 기도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기도하는 마음 만이라고 가져야 할 것 같다.

지난 겨울 한국도 구제역으로 수십만 마리의 소와 돼지를 땅에 생매장해야 했다. 그것 역시 참으로 가슴 아픈 재앙이었다. 만약 일본 지진이 벌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 한국은 무엇 때문에 벌을 받아서 그런 것일까 생각해야 한다.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참사를 보면서 우리는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일본에 대해 좋지 않는 감정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그들에게 위로를 보내야 할 때다.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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