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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북한 경제대표단 "우리는 관료…시장경제 배우러 왔다"

그들의 숙소엔 리비아 사태 TV 화면이 흐르고…
중앙일보 단독 인터뷰

21일 오후 5시30분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 에스탠시아. 유리창을 모두 짙은 검은 틴트로 가린 리무진 버스에서 12명의 북한 경제대표단이 내렸다. 대표단은 UC샌디에이고 산하 국제분쟁협력연구소(IGCC) 수전 셔크 소장의 초청으로 왔다. 여기서 1주일간 소비자 행동론 등 자본주의 경제론을 배운다.

북한 경제대표단이 묵고 있는 호텔은 경비원을 고용해 처음부터 철저히 기자의 접근을 막았다. 심지어 취재기자가 묵고 있는 방이 2층에 위치한 북한 대표단 숙소와 붙어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는 기자에게 방을 3층으로 옮기라고 해 결국 3층으로 방을 옮겨야 했다.

하지만 철통 같은 북한 대표단 보호작전도 '식후 끽연' 시간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이날 오후 9시30분쯤 저녁 식사 후 숙소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러 나온 이들 일부와 인터뷰가 이뤄졌다.



대표단은 2층에 위치한 독방을 사용했지만 흡연이 허용되는 발코니가 있는 숙소로 여러 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기자는 1층 잔디 밭에서 까치발을 한 채 흡연 4인방에게 '중앙일보 기자'라고 알렸다.

"가서 식사나 하라우. (안그러면) 병 나."

어두워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걸쭉한 북한 사투리를 듣고서야 제대로 짚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미국 방문 목적이 뭡니까.

"미국 경제를 보러 왔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답했다. 어디서 왔냐고 묻자 자신들은 모두 경제관료라고 했다.

-미국 경제 많이 배우셨나요.

"이제 시작인데…. 오늘 하루종일 길에서 보냈어."

- UC샌디에이고에선 뭘 배웁니까.

"동무가 초청한 것도 아닌데…. 학교 측에 물어 보라우."

-시장경제를 배운다고 하는데.

"어떻게 알았어."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배울 이유가 있습니까.

"…"

-김정은 장군이 잘 통치하고 있습니까.

"…"

"(우리는) 정부관리들이라 (그런 질문은) 곤란합니다."

일행 중 한 명이 발코니로 통하는 창문을 꼭꼭 닫고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다. 호텔 측에 물어보니 발코니에선 흡연이 가능하지만 담배연기가 방 안으로 들어가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호텔 또는 주최 측이 호텔 내 흡연에 대해 강하게 주의를 준 모양이다.

-일본 대지진 소식도 들으셨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진은 자연재해인 것을…. 안타깝지요."

-이집트와 리비아 사태도 알고 계십니까.

"(우리도) 귀머거리가 아닌데…이만 하겠습니다."

이들이 묵고 있는 숙소 중 일부는 자정 넘겨서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숙소 창 밖으로는 리비아 사태 속보를 전하는 폭스뉴스의 TV화면이 실루엣이 돼 비치고 있었다.

김기정 기자 샌디에이고=주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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