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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집권 살레 예멘 대통령 "올해말까지 퇴진"

군부마저 등돌리자 사퇴 결심
평화적 정권 이양 위해
시위보장·재헌 등 5개 항 합의

33년간 집권해온 알리 압둘라 살레(69) 예멘 대통령이 민주화 요구에 떠밀려 퇴진의사를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살레 대통령은 22일 대변인을 통해 "헌법에 근거한 권력 이양의 일환으로 연말 또는 내년 1월까지 퇴진하겠다"며 이런 방침을 전날 밤 정부 관리들과 군 간부 부족 지도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선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누가 이어받을지 결정되기 전까진 물러나지 않겠다"는 다소 유보적 입장도 덧붙였다.

앞서 CNN방송도 살레가 정권 이양 방안을 놓고 군 수뇌부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살레는 올해 말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대신 시위대의 다섯 가지 요구사항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5개 항은 대통령직 연말 사임 시위 자유 보장 시위 유혈진압 관련 조사위원회 구성 시위 희생자 국가 보상 개헌 및 선거제도 개혁이다. 이 밖에 살레 일가의 주요 공직 사임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군인 출신인 살레는 1978년 북예멘 대통령에 오른 뒤 통일예멘을 거쳐 지금껏 집권해왔다. 최근엔 대통령 종신제 개헌 등을 추진하다 지난 2월 중순부터 튀니지발 민주화 혁명에 영향을 받은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직면했다. 그는 임기 종료(2013년) 후 대선 불출마 등 각종 유화책을 내세웠지만 시위가 사그라들지 않자 강경 진압에 나서며 권력 수호 의지를 피력해왔다.

사태는 지난 18일 수도 사나에서 당국의 유혈진압으로 시위대 52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반전됐다. 인권.관광 장관과 유엔 주재 대사 등 관료들이 유혈사태를 비판하며 줄사퇴했고 부족사회와 종교계에서도 반살레 노선을 표명했다. 살레의 최측근인 알리 모흐센 알아흐마르 장군을 비롯한 주요 군 장성도 21일 시위대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의 군 병력만 예멘 군의 약 60%에 달한다.



결국 살레는 군부마저 등을 돌리며 고립무원의 상태가 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살레는 사퇴 발표에서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는 내전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며 시위대 지지군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예멘 국방부 역시 여전히 살레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양측 군부 간 전투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21일 대통령궁 근처에선 예멘 정부군과 시위대 지지군 간의 충돌로 양측에서 각각 1명이 숨졌다.

미국은 살레 이후 예멘 권력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예멘은 미국이 벌이는 대테러전의 주요 협력국인 동시에 2009년 미 디트로이트 여객기 폭파 미수사건 등 활발한 테러활동을 벌이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근거지다. 이 때문에 미국은 살레와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 그간 미국은 반정부 시위 국면에서 공개적으로 살레를 지지할 경우 자칫 그가 퇴진하고 난 뒤 예멘과의 관계 설정에 공백이 생길까 우려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2일 "예멘의 혼란 상황은 알카에다를 도와준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예멘과 별개로 18일부터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도 정부가 주요 시위 지역에 군 병력을 배치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 군은 현재까지 강경진압을 피하고 있다.

◆알리 압둘라 살레= 1978년 아메드 알가시미 북예멘 대통령이 암살되자 뒤를 이은 뒤 33년째 권좌를 차지하고 있다. 90년 5월 남북 통일된 예멘의 초대 대통령이다. 94년 내전에서 남부 측을 누르고 재통일을 이룬 뒤 장기 독재체제를 굳혔다. 지난 1월엔 대통령 연임제를 폐지하고 종신집권을 추진하다 국민 저항에 직면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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