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지역 일본 유아원생들도…지진-쓰나미 피해 모금 활동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신음하는 일본을 돕기 위해 시카고 일원 일본 유아원생들이 거리로 나섰다.21일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 인근에 거주하는 일본 유아원생 20여 명은 전날 낮 12시부터 북서부 교외 알링턴하이츠 시에 소재한 대형 일본 마트 ‘미쯔와(Mitzuwa)’에서 노래와 춤을 공연하며 일본 돕기 성금 모금 행사를 가졌다.
나일스 시 세인트 매튜 루터란교회(St. Matthew's Lutheran Church) 부설 일본 유아원의 올해 졸업생들인 만 5-6세 사이의 이들은 일본 동요와 전통 춤을 선보이며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도교사 미노리 야마키는 “지진과 쓰나미 피해가 발생한 후 일본에 가족을 둔 학부모들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겐 기부할 돈은 없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작은 목소리를 모아 일본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졸업 시즌에 맞춰 지난 주 공식적인 유아원 졸업식을 가진 이들은 성금 마련을 위해 하루 수천 명의 쇼핑객이 찾는 미쯔와에서 졸업 발표회를 갖기로 했다. 중서부 최대 규모의 일본 마트인 미쯔와는 인근 주 일본인들 뿐아니라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계와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야마키는 “사람들이 매장 입구로 들어서며 모금함에 현금과 수표를 채워넣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연 소식을 듣고 위스컨신 주에서부터 일부러 미쯔와 매장을 찾아왔다는 한 기부자는 “장도 보고 또 일본 돕기 성금 모금에도 직접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야마키 교사와 유아원생들은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을 강타한 강진과 쓰나미 피해 소식이 전해진 후 모금 단지에 성금을 모아 일본 대사관에 이미 전달했다. 그리고 이번 행사를 통해 일본 이재민들에 대한 미 중서부지역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 모으고 있다.
트리뷴은 “모금을 위해 매장 입구에 설치된 55갤런짜리 드럼통은 전날 오후 이미 가득 찼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모금통은 이달 말까지 매장에 계속 놓여있을 예정이다.
야마키 교사는 “이달 말까지 성금을 모은 후 일본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적십자사 측에 이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은 일본의 수많은 또래들이 비극을 맞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오늘 아이들은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졸업식조차 할 수 없었던 친구들을 위해 졸업식 노래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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