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지혜의 향기] 외세에 저항한 베트남 스님의 '자두의 향기'

이원익/태고사를 돕는 사람들 대표

프랑스에는 자두 마을이 있다.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 스님이 이끄는 플럼 빌리지인데 그 자두 향기가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남가주에도 샌디에고 근처 에스콘디도에 스님이 세운 사슴 공원 즉 디어 파크가 있다. 거기엔 베트남 사람들도 있지만 다수가 아니다. 주류 미국사람들을 비롯하여 민족과 인종 심지어는 종교마저 초월한 많은 이들이 이 21세기의 녹야원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 오는 것일까?

우선 마음의 평안이다. 스님의 지도에 따라 나 자신이 화를 누르는 방법을 익힌다. 나의 숨쉬기를 지켜보며 내 마음과 몸이 움직이고 바뀌는 것을 내려다본다. 이를 비롯하여 일반인들에게 쉽고 알맞은 여러 단계적 수행을 통하여 마음의 평화를 찾고 부처님의 진리에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다. 불교 대중화의 좋은 본보기로서 베트남 불교가 세계에 끼치는 향기로운 과실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베트남이라면 먼저 월남전이 주로 떠오를 것이다. 월남 파병이라든가 그에 따른 기업체와 인력의 진출인데 요즘 와서는 관광이나 투자 농촌 신부 수입 한류의 전파 따위도 있을 것이다. 주로 돈과 이익과 물질에 치중한 것으로 다소 우월감에 젖어 일방적이고 피상적인 인식을 해 온 점이 없지 않다. 반면에 그 나라 문화의 핵심인 종교를 비롯한 정신문화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잘 모르다 보니 좀 낮추어보는 경향마저 있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우리는 선입견을 버리고 부처님이 말씀하신 균형 잡힌 '바로 봄'이 필요하다. 다른 점도 많지만 베트남이야말로 역사와 문화 그 운명에 있어서 한국과 비슷한 점이 참으로 많지 않은가! 수천 년 동안 중국 옆에 붙어 있으면서 끈질기게 저항하면서 독자성을 유지해 온 민족이 한국과 베트남밖에 더 있는가. 나머지 다른 민족들은 거의 중국에 녹아 없어졌거나 멀리 도망가 버렸다.

베트남은 지리상으로는 동남아이지만 불교는 한국처럼 주로 중국을 통해 받아들여서 대승불교권에 속한다. 또한 우리처럼 유교를 했으며 수많은 한자말을 받아들였다. 틱낫한도 한자로는 석일행(釋一行)이다. 교육을 중시하는 것도 닮아서 미국 학교에도 뛰어난 베트남 학생들이 많다.

이렇듯 두 나라 사람들이 서로 일깨우며 도와 줘야 할 일이 많다. 이제 우리는 베트남에 꽂았던 그 모든 쇠붙이는 거두고 그 땅의 향기로운 흙가슴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베트남의 불교는 한국보다 더 치열하게 겨레와 자신의 운명에 정면대결을 펼쳤었다. 전세계에 큰 충격을 준 틱쾅둑 스님의 소신공양은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애꿎게 죽어가는 수많은 중생들을 대신한 과감한 항변이었다. 틱낫한 스님도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기 위하여 떨쳐나섰던 많은 스님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부패와 잔학을 일삼던 월남 정부를 피하여 이전의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로 망명의 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 망명의 땅 원한의 구덩이마다 사랑의 자두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몇 해 전 돌아가신 한국의 숭산 스님과 캄보디아의 마하 고사난다 스님 그리고 달라이 라마와 더불어 살아있는 부처님으로 일컬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불이 어디 이 네 분뿐이랴. 자두의 향기를 맡든 '이뭣고?'를 하든 세상을 바로 보며 몸소 자비를 실천에 옮기면서 자신이 바로 부처임을 깨달은 이 그 누구나 생불인 것을!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