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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다시 고개 드는 한인 청소년 범죄] 90년대 갱 단원들 출소 후…10대 포섭해 조직 재결성

유흥비 미끼로 마약 판매 유도
폭력·총기 등 상담 의뢰 잇따라

지난 16일 발생한 플러싱 한양마트 주차장 총격 살인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이 16세 한인 고교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일원에서 한인 청소년이 살인혐의로 체포된 것은 10여년 만이다. 특히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마약 거래 중 일어난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주고 있다. 청소년상담기관과 형사법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청소년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에 따르면 마약 관련 범죄가 가장 많고, 갱단 활동과 총기 소지 등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진단해 본다.

◆마약이 시발점= 마약은 이미 한인 청소년들 사이에 깊이 침투해 있다. 한 형사법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롱아일랜드 나소카운티에 사는 한인 A군(16)이 강도혐의로 체포됐는데, 마약을 거래하는 현장에서 이를 빼앗으려다 적발됐다는 것. 이 변호사는 “청소년 범죄의 상당수는 마약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상담기관 유스앤패밀리포커스에는 지난 한 달 동안 무려 9명의 한인 청소년 부모가 마약에 관한 문의를 해 왔다. 1년 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폭력 등 전체 범죄 관련 문의도 30%가량 증가했다.

이 기관을 운영하는 이상숙 전도사는 “최근 롱아일랜드 서폭카운티에서부터 뉴저지주 에디슨까지 다양한 지역의 청소년 부모들이 마약 관련 문의를 해 온다”며 “예전과 다르게 학생들이 부모에게 들켰을 경우 ‘서부에서는 대마초가 합법화됐기 때문에 괜찮다’는 등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 같이 부모를 설득하려고까지 한다"고 말했다.

◆교도소서 나와 다시 갱단 결성= 이처럼 청소년들이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는 과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나소카운티 경찰은 지난해 초부터 관내 청소년 마약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헤로인 가격이 다른 마약에 비해 특히 싸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 대대적인 갱 단속을 통해 체포·수감됐던 한인 단원들이 최근 형기를 마치고 풀려나면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형사법 전문 변호사는 “퀸즈 일대 아파트 등을 거점으로 10대 학생들에게 마약을 판매하게 하는 한인 갱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흥비를 미끼로 청소년들을 포섭해 또래를 상대로 마약을 팔도록 한다는 것이다.

◆‘설마, 우리 아이가…'= 전문가들은 부모의 무관심이 청소년 범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용돈과 풍족하게 주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자녀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형사법 전문 정홍균 변호사는 "자녀가 평소와 조금 다른 언행을 할 때 ‘설마, 우리 아이가…’라고 마음을 놓을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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