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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일본 정부 못 믿어'…미국, 직접 나섰다

'정확한 원전상황' 제공 안돼
독자 정보수집 체계 구축
첨단 무인 정찰기 동원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일본 정부의 정보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일본의 정보를 믿지 못해 독자적인 정보 수집 체계를 구축하고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고 초기부터 원전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상황 대처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일본 상공에 첨단 무인 정찰기를 띄워 피해 정도를 직접 파악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이와 관련 미국이 일본주재 자국민들의 해외 대피를 위해 전세기를 동원한 데 이어 필요시 공군기도 동원하겠다고 밝힌 점이 일본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일본 정부를 통해 전해지는 정보의 속도와 정확성에 대해 실망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일본의 사고대처 능력에 대한 미국의 불신에는 일본이 사고 초기에 과감하고 신속한 초동 대응조치에 실패했다는 점과 원전 사고 등급을 뒤늦게 상향 조정한 점 도쿄전력의 사고 보고가 늦은 점 등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이 위치한 곳에서 20㎞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으나 미국은 일본 주재 미국대사관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80㎞ 이내 미국인에 대해 대피하도록 조치해 서로 다른 기준을 드러냈다.

중국도 외교부 장위 대변인의 17일 성명을 통해 "일본이 원전 상황에 대해 자체 평가와 예상은 물론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공개해 주길 희망한다"며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간 나오토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독자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일본의 재난 대응은 임시방편의 연속이었다"며 일본 정부의 재난 대처가 새로운 악몽의 서막을 올렸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일본 당국은 쓰나미와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원전 네곳을 안전하게 폐쇄했다고 밝혔지만 몇 시간도 안 돼 '원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또 피해 지역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도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이중적인 행동으로 불신을 키웠다는 것이다.

일본 시민들도 정부에 불만을 드러냈다. 17일 오후 7시 도쿄 시부야 거리에선 수백명이 모여 정부의 미온한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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