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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 우리 참 격렬했구나

리움 6월5일까지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전

개항, 식민체험, 해방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격변의 20세기가 미술관에 들어왔다. 한국 근·현대사를 시각예술로 따라잡은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전이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www.leeum.org)에서 6월5일까지 열린다. 회화·사진·영상, 우국지사의 유묵(遺墨), 무용가 최승희와 시인 이상 등의 자료를 모았다. 메이지(明治)유신 시대 조선 관련 우키요에(浮世繪·다색목판화) 6점도 처음 공개된다. 미술로 압축해본 우리네 자화상이다.

 전시에는 박수근·이중섭·이응노·김환기·이인성 등 20세기 한국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이 얼굴을 내민다. 여기에 과거를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대비시켰다. 다양한 시기의 작품을 주제별로 묶어 관객 스스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 이준 리움 부관장은 “우리 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 속에서 어제 일도 잊고 사는 기억상실증에 빠져 있다. 그런 기억을 되살려 우리의 문화정체성을 찾아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1부 ‘근대의 표상’(개항~해방), 2부 ‘낯선 희망’(해방~현재)으로 양분됐다. 관객들은 광화문과 경복궁 일대를 서로 다르게 바라본 세 작품과 처음 만나게 된다. 개화기 조선을 호기심 가득한 서양인의 시선으로 스케치한 네덜란드 화가 휴버트 보스의 ‘서울풍경’(1899), 나라 잃은 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안중식의 ‘백악춘효’(1915), 그리고 1980년대 민중미술가 손장섭의 ‘조선총독부’(1984)다. 이어 김은호의 ‘순종어진’(1923~28) 과 박생광의 ‘명성황후’(1983), 그리고 서용선의 ‘동학농민운동’(2004)이 대비된다. 조선 관련 우끼요에와 사진평론가 이경민이 기획·편집한 다큐멘터리 사진·동영상은 일제가 조선통치를 어떻게 정당화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해방 이후 작품으로는 이쾌대의 ‘해방고지’(1948),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연상시키는 변영원의 ‘반공여혼’(1952), 소 두 마리에 분단을 빗댄 이중섭의 ‘투우’(1956) 등이 눈길을 끈다. 사진작품 구본창은 한국전쟁 전사자의 노모와 아들이 보낸 편지, 철모를 석 장의 시리즈(2010)에 담았다.



 신세대 작가 조습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음악을 차용한 ‘그날이 오면’(2004)을 내놓았다. 한국 사회를 짓눌러온 집단 콤플렉스를 해체한다. 아버지가 자신의 체험을 글과 드로잉으로 표현하고, 아들이 설치물로 구성한 조동환·조해준 부자의 ‘1937년에서1974년까지’(2002~2010)도 흥미롭다. 세대간 기억과 구술을 통한 한국사 재해석이다.

 60년대 산업현장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이종상의 ‘작업’(1962)은 당시 국전에서 내각수반상을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반면 박영근의 ‘박정희의 무궁화/유지자사경성’(2006)은 군사정권의 어두운 그늘을 응시한다. 작은 김구 사진으로 커다란 이승만 초상을 완성한 김동유의 ‘이승만’(2006), 미군부대 사진관에서 수집한 남녀사진을 콜라주해 DMZ라는 글씨를 만든 김용태의 ‘DMZ’(1989)도 분단의 비극을 상기시킨다. 안창홍·윤석남·조덕현은 예전 평범한 사람들의 흑백사진으로 한국사회의 과거를 재구성한다.

 서도호의 ‘유니폼/들:자화상/들:나의39년 인생’(2006)도 재미있다. 작가가 실제 평생 입었던 유니폼을 전시했다. 작가 자신의 이력서를 보는 듯하다. 국제결혼 커플들의 사진을 모은 김옥선의 ‘해피 투게더’(2002~2004)는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2000년대 한국사회의 새로운 풍경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T스토어에서 모바일 전시도록을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02-2014-6900.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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