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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카지노 버스 귀갓길 참변…모히건선 주말 운행편 I-95서 과속·전복

이정표 기둥 부딪혀 실내 승객 피해 커져
14명 사망 18명 중상…졸음운전 수사 중

승객 32명을 태우고 커네티컷주 모히건선 카지노에서 맨해튼 차이나타운으로 가던 버스가 지난 12일 오전 5시30분쯤 브롱스 인근 95번 고속도로에서 전복돼 14명이 숨지고 운전 기사와 18명의 승객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과속으로 달리던 버스가 옆으로 넘어진 상태로 도로 이정표 기둥을 들이받았고, 기둥이 앞 유리창을 부수며 실내를 뚫고 들어가 인명 피해가 더 컸다. 버스 지붕은 종잇장처럼 찢겨 나갔고 일부 사망자는 신체 일부가 잘려나가기도 했다.

◆사고 경위=경찰에 따르면 사고 버스는 브루클린에 있는 ‘월드와이드투어스(World Wide Tours)’라는 여행사 소속으로 지난 11일 오후 7시45분 차이나타운에서 승객을 태워 모히건선 카지노에 갔다가 12일 오전 3시45분쯤 카지노를 출발해 맨해튼으로 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발생한 95번 고속도로는 시속 55마일로 속도제한이 돼 있으나 사고 당시 버스의 주행 속도가 55마일을 초과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처참한 사고 현장=구조대원들에 따르면 사고 현장은 사체들로 뒤엉켜 처참한 모습이었다. 한 소방관은 “사체들이 버스 안에 쌓여 있었고 일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조차 없었다”며 당시의 참상을 전했다. 승객 대부분은 차이나타운에 사는 중국인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일부 베트남인과 히스패닉계 승객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 검시소에 따르면 숨진 승객 가운데 8명은 남성, 6명이 여성이다. 당국은 맨해튼 26스트릿에 있는 검시소에 영안실을 마련하고 유가족들의 사체 확인 작업과 장례를 위한 사체 인도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13일 오후 8시 현재 한인 승객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원인 공방=생존한 히스패닉계 운전기사 오파델 윌리엄스는 사고 직후 경찰에 “옆 차선에서 달리던 대형 트랙터 트레일러 트럭이 버스를 쳐 전복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사고 차량으로 추정되는 트럭을 입건해 조사했으나 충돌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생존한 승객과 사고 당시 버스 주변에서 차를 몰던 다른 운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버스는 트럭과 부딪친 적이 없고, 사고 전에도 한 차례 오른쪽으로 흔들렸던 점으로 미루어 경찰은 운전자의 졸음운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더구나 윌리엄스는 지난 2003년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견된 사고=연방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월드와이드투어스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운전자들의 졸음운전으로 총 5차례 당국에 적발됐고, 감시 대상으로 분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와 2009년에도 이 회사 소속 버스가 각각 뉴저지주와 웨스트체스터 지역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이 회사의 네 번째 사고다. 커네티컷주 도박문제위원회 관계자는 “카지노를 오가는 버스들은 밤새 운행되고 있다”며 “운전자들이 긴 노동시간으로 피로감이 높아 졸음운전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스 멩 뉴욕주 하원의원은 지난 2월 졸음운전 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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