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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십일조' 새벽기도로 성장했다

하은교회 고훈 목사, 4년간 선교사 헌신 후 목회 뛰어들어
부임 5년 만에 25배 성장…전형적인 소형교회서 중형교회로

알래스카에서 승용차를 운전해 뉴욕에 도착하는 데 며칠 정도 걸릴까. 대개 LA서 뉴욕까지 대륙횡단 하면 1주일 걸린다. 중간에 관광지 들르지 않고 조금 쉬면서 달릴 때 말이다.

2006년 8월. 고훈(사진·하은교회) 목사는 알래스카를 출발해 캐나다를 거쳐 뉴욕에 4일만에 도착했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이유가 있다. 지난 4년 간 알래스카에서 선교사로 헌신한 그는 뉴욕에서 펼칠 목회가 너무 설레 밤잠을 설치고 달리고 달렸다.

고 목사는 오는 도중 알래스카 선교사역을 되돌아봤다. 먼저 떠오른 것은 아무래도 힘들었던 기억이다. 침통한 슬픔, 잊고픈 아픔, 긴 한숨…. 하지만 고난만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좋은 기억들이 웃음짓게 했다. 또한 새롭게 펼칠 목회가 흥분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한국서 신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왔다. 캘리포니아에서 공부하다 뉴욕으로 와 얼라이언스신학대학원(ATS)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쳤다. 목사 안수 받은 뒤 뉴욕한길교회, 뉴욕효신장로교회 부목사로 사역한 7년이 목회 전부다.

담임목사로 첫 목회현장에 섰다. 두렵고 떨렸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초보목사로서 할 수 있고 힘쓸 수 있은 것은 새벽기도였다. 아는 것 또한 새벽기도 밖에 없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부임 후 첫 새벽기도회. 목사를 빼면 교인은 권사 한 분이었다.

5년이 지난 11일 새벽 5시30분. 100여 명이 들어가는 예배당은 교인들로 꽉차고 넘쳐 임시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그마저도 모자란다. 교인 120여 명이 새벽을 깨우며 기도했다.

◆교단서 가장 빠르게 성장= 고은교회가 속한 미국장로교(PCUSA) 동부한미노회는 교단 전체 174개 노회 중 7년 째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대형교회로 부흥한 필그림교회, 찬양교회 등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률로 따지면 이들 교회를 제치고 하은교회가 으뜸이다. 고 목사 부임 당시 20명 내외였던 출석교인이 현재 500명을 넘었다. 5년 만에 25배 성장이다. 한인교계서 유례를 찾아보기 드물 정도로 빠른 부흥이다.

성장 요인이 궁금했다. 고 목사는 "하루를 시작하면서 먼저 새벽기도로 '하루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온전히 바치고 시작하면 그 날은 얼마나 아름답겠는가"라며 "또한 새벽기도를 통해 헌신자들이 많이 생겨났다"며 '새벽제단'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고 목사의 '새벽기도 십일조론'은 그가 목회의 십일조로 선교사로 헌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30∼40대에 목회를 시작하면 은퇴하는 70세까지 30∼40년간 목회할 수 있다고 계산, 목회 시작 전 십일조로 4년간 알래스카 선교사로 뛰어 들었다.

고 목사는 "당시 선교사로 떠날 때 후회도 걱정도 많이 됐다"고 말한다. 친구목사들은 큰 교회에서 부목사로 잘 훈련 받던가, 아니면 개척교회를 시작하는데 선교사로 가는 것이 상당히 불안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 목사는 "4년간 선교사 생활은 결국 목회 시작 전 고장날 수 있는 나를 미리 정비하고 제대로 준비하는 시간이 됐다"며 "또한 목회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섬기고 봉사하는 선교의 연장선상으로 목회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지 뉴욕이 바로 선교지라고 여긴다.

선교지로 떠날 때 사모의 든든한 응원도 한 몫 했다. 사모 김희영씨는 치과의사로 남편을 따라 알래스카로 함께 떠났다. 모르는 이에게 쉽게 문을 열지 그들이지만 아픈 이를 치료하는 따뜻한 손길에는 부드러워질 수 밖에 없었다. 남편 사역에 큰 도움이 됐다.

◆교인들간 관계성 중시= 이민교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소형교회가 새벽기도로만 중형교회로 성장했을까. 고 목사가 한 가지 더 강조하는 것이 있다. 교회는 교인들 간의 관계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 바로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다.

이 교회 교인 조해령씨는 "6년 전 미국으로 이민 와 교회를 처음으로 다니게 됐다"며 "하은교회에 나오면서 하나님의 사랑보다 먼저 알게 된 것이 성도님들이 베풀어 주는 사랑이었다. 너무나 귀하고 따뜻했다"고 자랑했다.

교회가 그 동안 꾸준하게 성장하면서 때마다 기폭제가 있었다. 자그마한 교회일 때 현재 사용하는 예배당(옛 미국 루터란교회)을 구입했고, 그레이스교회에서 교인들의 투표로 하은교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최근에는 다른 교회를 다니는 분들이 많이 옮겨 왔다.

고 목사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건강하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건강해진다"고 강조한다. '교회를 다니는 한 사람 한 사람 상처 없는 분들이 어디 있겠느냐’며 반문하며 "이들에게 말씀으로 거듭나 은혜의 생수가 넘쳐 나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고 목사가 부임했을 때가 30대 중반이었다. 지금 40대 초반인 그는 키도 크고 잘 생긴 '훈남'이다. 이 교회 교인들은 고 목사에 대해 "신실하다""말씀이 참 좋다""순수하다" 등 후한 점수를 줬다. 교계에서도 하은교회 하면 '성장하는 교회''좋은교회'로 소문났다.

고 목사는 "과연 우리교회가 건강한가, 성장의 거품이 있지 않는가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성장이 두렵고 떨린다. 또한 물질·욕심 등 목회자로서 타락의 길로 가지 않나 항상 걱정이다"며 "하지만 목사가 목사답고 교회가 교회다워져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공동체를 이뤄 나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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