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정성껏 매장된 7000년 전 개발견
사람처럼 정성껏 매장된 7000년 전 개의 유골이 시베리아에서 발견돼 당시 개가 사람에 버금가는 사회적 존재로 대접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디스커버리 뉴스가 보도했다.러시아와 캐나다 연구진은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부근 샤만카 공동묘지에서 허스키종 비슷한 개의 유골을 발견했으며 “이 개는 사슴뿔로 만든 긴 숟가락 등 부장품과 함께 마치 사람과도 같은 의식을 통해 매장됐다”고 인류고고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개는 무덤으로 판 구덩이 속에 오른쪽으로 정성스레 뉘어져 있었으며 이와 다른 층에서는 사람의 부분 유골 5점이 발견됐다.
DNA 분석 결과 이 유골은 분명히 개의 것이었으며 이 개는 함께 발굴된 사람들이 먹었던 것과 똑같은 생선과 민물물개 고기, 작은 포유동물, 식물성 음식을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 개의 삶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매우 고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개의 골격, 특히 척추는 생시에 많은 짐을 운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개는 생전에 사냥이나 물고기잡이, 식물성 식품과 땔감 모으기 등 일상생활에 사용된 도구들을 실어 날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개는 이 밖에도 계절 따라 주거지를 옮기는 데 운송수단으로도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의 몸에 나 있는 골절상들은 이 개가 살았을 때 수없이 많은 타격을 받았음을 말해주는데 이는 아마도 사냥에 나섰다가 붉은사슴의 발길에 차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이 개를 구타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매장 당시 개의 나이가 많았다는 점과 먹은 음식의 내용 등으로 보면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발굴팀은 이르쿠트강과 앙가라강 부근 로코모티프 지역에서 사람의 두개골을 둘러싼 채 매장된 같은 시대 늑대의 유골도 발견했다.
이들은 늑대가 늙어서 죽은 것으로 보이며 살아있는 상태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매장 형태는 아마도 보호자인 늑대의 영혼을 죽은 사람과 함께 내세로 보내는 의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런 발견에 대해 한 전문가는 “당시 사람들이 개와 늑대에 이처럼 매장 의식을 치러 준 데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을 포함한 많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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