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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는 것 빼고 다 도와드려요"…'만능 민원 해결사', 새크라멘토 한인회 염영호 사무총장

오전 11시경. 이제 막 전자레인지에서 구워낸 군고구마로 늦은 아침을 대신하려던 차에 전화벨이 울린다.

타 지역에서 이사온 한인 여성인데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단단히 아픈 기색이다.

아니나 다를까 보험은 없고 병원에 들러 의사 진료를 받고 싶은데 차량 등 사정이 여의치 않자 도움을 청하는 안타까운 전화다.

새크라멘토 한인회 염영호(사진) 사무총장. 그는 고구마를 한 손에 쥔 채 그렇게 문을 나선다.



“아이고 시도 때도 없고 별의별 전화가 다 와요.” 시민권, 여권 정보 등 한인회에서 취급하는 일반 업무 관련 문의 외에도 관공서, 유명 지역 등을 묻는 전화는 그저 평범하다.

상법 변호사를 찾아달라는 동북부 로드아일랜드주 거주 한인의 전화, 메릴랜드에서 걸려온 월남전 전우를 찾는 사연, 돌잔치용 음식 미니어처(실물과 같은 모양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은 모형)를 어디서 빌려야 하냐는 내용 등 참으로 다양한 전화가 전국 각지에서 걸려온다.

이성에 관심이 없는 10대 딸이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하소연하는 한 어머니의 전화는 정말 기가 막힌다.

상담은 아이가 아닌 어머니가 받아야 할 것같은 생각이 들지만 “아직 공부에 전념해야 할 나이니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말 할 수밖에 없다.

무작정 화를 내며 “한인회가 뭐하는 곳이냐”고 따지는 한 남성의 전화는 황당 그 자체다.

하지만 사연을 들으니 웃음도 나고 이해도 된다.

소셜 시큐리티 오피스를 찾으려던 이 남성은 사흘간 고생 끝에 결국 한 건물을 찾았다. 하지만 그곳이 DMV인 것을 알게 되자 이런저런 편의를 위한 한인회의 홍보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항의성 전화를 했던 것.

“어쩌겠어요. 전화상으로 자세하게 위치를 알려드렸는데 이후에 별 연락이 없으신 것 보니 잘 찾아 가셨나보다 하지요.”

안타까운 사연도 많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의료보험 프로그램의 도움이 절실했던 비영주권자 학생의 경우가 그랬고 남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혼 통보를 받은 한 여성의 사연은 정말 마음이 아프다.

“오죽 답답하면 전화들을 하시겠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전문인이나 관계자들께 연결시켜 드리고 해결책을 찾도록 하고 있어요.”

34년간의 오랜 이민생활. 누구보다 이민생활의 애로점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자신의 따듯한 한마디가 민원인들에게 작지만 분명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이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오늘도 염사무총장은 오전9시~오후6시까지 한인타운내 한국 인쇄소에서 한인회 업무를 보고 있다.

홍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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