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명시-176] 이른 봄의 서정
눈 속에서도봄의 씨앗은 움트고
얼음장 속에서도
맑은 물은 흐르나니
마른 나무껍질 속에서도
수액은 흐르고
하나님의 역사는
죽음 속에서도
생명을 건져 올리느니
시린 겨울 밤에도
사랑의 운동은 계속되거늘
인생은
겨울을 참아내어
봄 강물에 배를 다시 띄우는 일
갈 길은 멀고
해는 서산 마루에 걸렸어도
겨울이 지나면
봄은 오게 되어 있나니
서러워 마라
봄은
겨울을 인내한 자의 것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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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엽(1944∼)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1978년 ‘한국문학’에 시 '밤'으로 데뷔했다. 시집으로 ‘그대는 별로 뜨고’’지금 우리는 사랑에 서툴지만’’사막에서 길을 찾네’와 수필집 ‘사랑 하나 별이 되어’ 등을 냈다. 2010년 제 46회 한국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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