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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물가 '한숨만'…유가급등에 공산품·야채값 급등, 주부들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

워싱턴 일원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개스값은 물론이고 원유ㆍ석유 및 석유 가공원료 등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공산품 가격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텍사스, 캘리포니아, 멕시코, 호주 등 주요 농산물 재배 지역이 한파와 홍수, 작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른바 ‘밥상물가’는 전국적으로 작년과 비교해 2%이상 올랐다.

DC지역의 경우 밥상 물가가 지난해 12월에서 1월 사이에만 3%이상이 올랐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인스티튜션의 호미 카라스 연구원은 “콘플레이크스 시리얼 1박스에 들어있는 옥수수 가치는 전체 가격의 5~10%를 차지한다”며 “옥수수 값이 배로 올랐다면 콘플레이크스 가격도 5%는 더 오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부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30%도 넘나든다.

4일 페어팩스의 한 대형 마트에서 만난 한인 주부 임주영(가명)씨는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야금야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4~5단에 1달러 하던 파가 지금은 2단에 1달러”라고 말했다.

파운드당 1달러가 안되던 오이가 1파운드에 1.23달러 정도로 올랐다며 “당분간 오이 김치는 먹지 말아야겠다”고 했다.

가정주부인 김연숙(가명)씨는 “몇 개월 전에만 해도 쇼핑금액이 총 100달러 정도 되던 품목을 지금 똑같이 사려면 150달러는 든다”며 “특히 야채, 육류, 공산품 가격 등이 올랐다”고 말했다.

또 절반도 채 차지 않은 카트를 보여주며 “100달러 정도 장을 보면 카트가 어느 정도 찼었는데 요즘에는 한참 못 미친다”며 “1팩에 3.99달러 하던 버섯이 5.99달러로 오른 요즘 물가가 가계에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식품을 기부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푸드뱅크’도 타격을 입고 있다.

수도권 지역 푸드뱅크의 마크 커리아코우는 장바구니 물가가 지난달초부터 10~15%는 더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으로 식품 구입 여력이 떨어져 그 만큼 나눠주기도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한인 유통업체들도 도매가 상승으로 마진폭을 줄여서라도 가격 경쟁력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에서 농작물이 얼어 붙으면서 도매가가 요즘 오른 정도가 아니다”며 “도매가가 15%이상 올랐지만 5%정도는 우리가 자체 흡수하고 마진을 줄여 소매가는 10%정도 올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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