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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의류업계 잇단 카드사기로 '골머리'…주문한뒤 '차지백 취소' 빈번

매일 수십건 신원확인 어려움
해결책 없어 "조심만이 최선"

LA다운타운의 한인 의류업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크레딧카드 사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터질 때마다 동시 다발적이라 피해가 심각하다.

얼마 전 피해를 당한 한 업주는 "골치란 표현도 이젠 부족합니다. 너무 만연돼 있어 위험수위까지 올랐다고 해야 옳을 겁니다"라고 한숨 지었다.

하지만 크레딧카드 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는데다 구조적인 문제까지 안고 있어 이를 예방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데 심각성이 더 크다.

크레딧카드 사기의 전형적인 형태는 '차지백(Chargeback)' 수법이다. 주문을 받아 크레딧카드로 대금을 받고 물건을 전달했지만 나중에 카드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런(주문) 일 없다"며 결재 금액의 환불을 요구하는 것이다.



Y어패럴의 피터 한 사장도 최근 이런 수법의 사기를 당했다.

"한 라틴계로부터 전화 주문을 받았다. 카드 번호를 주는데 확인해 보니 소액이지만 예전에 거래 실적이 있는 사람의 카드였다. 2~3일 내로 재주문도 하겠다고 했고 물건도 직접 픽업하겠다고 해 거래를 했다. 실제로 두 번째 주문까지 받아 1만달러 가까운 물건을 팔았지만 물건은 사라지고 '차지백'을 하겠다는 연락만 받았다."

이 사기꾼에게 피해를 당한 것은 한 사장만이 아니었다. 총 5개 업체가 동시에 똑같은 사기꾼에게 피해를 입었다. 한 사장은 "하루에도 크레딧카드 거래가 수십 건이 넘는다"며 "일일이 상대방 신용을 다 알아보기도 쉽지 않다는 허점을 노리고 저지른 명백한 사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사장은 LAPD에 피해 내용을 리포트한 상태다.

한인의류협회엔 한 사장과 같은 케이스가 수시로 접수되고 있다. 지나 김 사무국장은 "인터넷 소액 주문으로 몇 번의 신뢰를 쌓은 후 차지백을 하거나 아프리카나 남미 등 물건 배송지를 확인하기 힘든 곳을 이용하기도 한다"며 "심지어는 대놓고 주문자가 물건을 받은 후 차지백을 하고 도망가기도 하는 등 수법도 정말 다양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기극을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경찰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미국이란 넓은 땅에서 벌어져 수사가 쉽지 않고 사기액도 몇 백 달러에서 1만달러 안팎이라 큰 관심을 끌지도 못한다. '좀 도둑' 잡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카드 전자거래 단말기 업체인 CDS의 오승진 상무는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수 밖에 별 다른 방법이 없다"며 "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는 만큼 불량손님 리스트까지 작성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지만 '설마'하다가 당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오 상무는 "거래 현장에서 카드를 긁는다면 좋겠지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는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허점"이라며 "분쟁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결제할 때 카드 주소지와 물건 배송지의 주소를 확인하고 아프리카 등 확인이 불가능한 지역이나 인편 픽업 등의 거래는 피하며 큰 운송업체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의류협회 강용대 이사장도 "팩스로 주문자의 신분과 사인이 든 오소라이제이션 폼을 확보하고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아예 거래를 안하는 게 좋다"며 "각 지역마다 사기피해 접수를 받는 기관이 있는 지 확인하고 리포트를 한다면 나중에라도 피해액을 되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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