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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 신분 검사는 흑인노예 신분증 검사" 불체단속법 통과 이모저모

"오늘은 조지아 역사상 가장 슬픈 날"
법안 통과에 공화당 환호, 민주당 눈물지어
중국계 등 반대시위 주도, 한인들 동참 없어 아쉬워

애리조나식 불법체류자 단속법안(HB-87)이 조지아주 하원을 통과한 3일, 주의사당 안팎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공화당과 보수단체는 법안 통과를 축하했으나, 민주당과 이민·인권단체들은 "예제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앞으로 닥쳐올 파장을 우려했다.

○…'HB-87' 법안의 압도적 표차 통과에 대해 공화, 민주 의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의 맷 램지 하원의원은 통과 직후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램지 의원은 “조지아주 불체자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애리조나보다 훨씬 많은 42만5000여명으로 추산된다”며 “불체자 대책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안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던 민주당은 압도적 표차에 실망한 표정이었다. 법안에 반대한 사이먼 빌 하원의원(민주당)은 기자와 만나 “이젠 상원에 있는 동료 의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길 기대할 뿐”이라며 “오늘은 조지아 역사에 있어서 가장 슬픈 날”이라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의사당 앞 광장에는 이민 및 인권단체 소속 200여명이 행진을 벌이며 'HB-87' 반대운동을 펼쳤다. 반대시위에는 라티노, 아시안, 흑인 등 이민사회와 소수계 뿐만 아니라 가톨릭, 기독교 등 종교단체도 합류했다. 흑인인 그레고리 윌리암스 칼리지파크 교회 목사는 “이 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흑인들이 쌓아온 민권운동은 300년전 노예제 시절로 후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우리는 또다시 버스(로자 파크스의 흑백 분리 버스 투쟁을 지칭)로 돌아가 투쟁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에버렛 톰슨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조지아지부 회장은 “이민자들의 체류신분증을 검사하는 것은, 300년전 남부 농장주들이 흑인 노예들의 신분증을 검사한 것과 똑같은 인종차별 행위”라며 “마틴 루터 킹의 고향이며 민권운동의 본고장인 애틀랜타에서 이같은 인종차별법이 통과된데 대해 슬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표결이 진행중인 의사당 앞에서 “조지아주는 애리조나가 아니다” “HB-97에 반대표를 던져라” “정치인들부터 먼저 체류신분증 꺼내보라” “이민자는 조지아 경제를 살린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법안이 통과되자 시위대는 'HB-87' 반대 서명이 적힌 대형 포스터를 네이선 딜 주지사실에 전달하며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딜 주지사측은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않은 법안에 대해 거부권 여부를 말할수 없다”며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 딜 주지사는 지난해 선거 당시 애리조나식 불체단속법 제정을 공약한 바 있다.

○…항의 시위에서 중국인회(OCA)와 아시안 아메리칸 법률지원센터(AALAC) 등 아시안 이민단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트리샤 성 OCA 회장은 “1920년대 중국인의 시민권 취득과 취업을 제한하는 법이 제정돼 많은 아시안들이 고통을 겪었다”며 “이같은 불행이 조지아주에서 두번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해 박수를 받았다.
이민자인권센터의 나오미 추 변호사는 법안 통과 소식을 듣고 “헌법에 배치되는 이 법은 곧 많은 소송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반대 시위에 한인단체 및 참가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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