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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Review - 어저스트먼트 뷰로(The Adjustment Bureau)] 사랑 위해 운명 거역하는 정치인의 '스릴러'

우리의 인생이 정해진 계획에 따라 완벽히 통제되고 조정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감독: 조지 놀피
출연: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장르: 로맨스, 스릴러, 드라마
등급: PG-13


짜여진대로 얌전히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 운명에 맞서 싸워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뤄낼 것인가를 둘러싼 '순응 혹은 거부'라는 선택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결정이 될 것이다.

영화 '어저스트먼트 뷰로'(The Adjustment Bureau)는 그런 이야기다. 저 위에서 '회장'이라 불리우는 존재가 모든 이의 운명을 결정한다.



우리가 흔히 '천사'로 알고 있는 존재들은 마피아처럼 깔끔한 양복 중절모 차림으로 비밀스레 곳곳을 누빈다.

회장의 계획에 따라 개개인의 운명 프로토콜이 적힌 책을 들고 다니며 상황을 통제하고 행동을 조정하는 이들이다.

전도유망한 정치인인 주인공 데이비드 노리스(맷 데이먼)도 그 계획 안에 들어가 있는 한 사람이다. 최연소로 뉴욕 상원의원직에 도전했다 쓰라린 패배를 맛 본 그는 패배 인정 연설을 준비하다 만난 현대무용가 엘리스(에밀리 블런트)에게 순식간에 빠져 버린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그의 인생에 끼어든다.

그들은 데이비드와 엘리스가 만나고 사랑해서는 안 될 운명이라며 다신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라 선언한다. 자신들의 존재를 누설하면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겠다는 엄포도 곁들인다. 하지만 엘리스를 잊지 못하는 데이비드는 정해진 운명을 거역하기로 결심하고 스스로 사랑을 개척하겠다고 나선다.

영화는 SF 소설의 대가 필립 K 딕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블레이드 러너'등 위대한 SF 영화들의 모티브를 제공해온 작가의 아이디어를 빌려 온 것이다.

감독인 조지 놀피는 '본 얼티메이텀' '오션스 트웰브'등의 각본 작업을 도맡아 했던 작가 출신이다. 화려한 경력의 두 작가가 만들어 낸 이야기인만큼 영화는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을 자랑한다. 덕분에 이 설정이 소개되는 초반부 관객들의 흥미를 확 잡아 끄는 힘이 도드라진다.

하지만 영화의 무게감이 어정쩡하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조금은 가볍게 즐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갈팡질팡하다보니 다양한 장면이 가진 의도된 매력과 재미를 줄줄이 놓치게 된다. 기발한 상상력이란 원석을 가공함에 있어 매끄럽고 노련한 연출의 솜씨가 아쉬운 부분이다. 장르적 특징이 어지럽게 뒤섞인 것도 흠이다. 맷 데이먼과 에밀리 블런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로맨스 영화용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둘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은 무거운 스릴러 연기를 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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