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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가까운 곳 그리피스 천문대, LA와 머나먼 별나라 이어주는 '스타 게이트'

아르데코 양식 건물…타운서 15분 거리
태양꼐 모형·운석 등 전시 '천체 박물관'
발 아래 펼쳐지는 야경은 황홀 그 자체

LA는 천사의 도시라고 불리지만 사막 위에 건설된 탓에 낮 풍경은 사뭇 삭막하다. 하지만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LA를 내려다 보면 하늘과 땅이 하나로 몸을 섞을 것이 아닌가 혼동할 만큼 끝없는 지평선이 펼쳐지며 웅혼한 풍경을 연출한다. 발 아래 야경은 빛나는데 하늘을 향해 흰 이마를 곧추 들고 서있는 'LA하늘의 입구' 그리피스 천문대를 찾았다.

1935년 5월 14일 개장한 '그리피스 천문대'는 할리우드 사인판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높다. 하지만 산 정상은 천문대 뒤쪽에 따로 있다. 가장 높은 곳은 아니다. 천문대라면 지상에서 가장 먼 곳 하늘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 아니야? 라는 의문이 든다. '아르 데코'(Art Deco) 양식의 건물도 천문대의 기능성보다는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발 아래 야경은 황홀했다.

주차장은 언제나처럼 붐볐다. 가까운 휴식처를 찾아올라온 가족단위 시민부터 관광버스를 대절해 남가주를 찾은 외국인들 등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관람객들로 가득찬다. 만성적인 주차난은 그나마 갓길 주차를 허용하면서 누그러졌다.

천문대의 드넓은 광장. 코페르니쿠스를 비롯한 천문학의 아버지들로 이뤄진 석조탑이 방문자들을 환영한다. 하지만 막상 천문대에 들어서려고 정문에 가면 시큐리티 가드가 LA 하늘에 오르려는 사람들의 기분을 땅으로 끌어내렸다.

누군가 가드에게 물었다. "천문대는 어디 있나요?" '맞아. 천문대라면 최소한 신라의 첨성대같이 뭔가 하늘을 볼 수 있는 시설이 있는 거 아닌가? 연구원이나 관측 요원도 있고.'

가드는 솔직했다. "여긴 천문대가 아니고 박물관입니다."

처음부터 이곳은 천문대가 아니라 천문박물관이라고 불러야 했는지도 모른다. 천문대나 관측소라고 해서 조디 포스터가 주연했던 영화 '컨택'(Contact)에 등장했던 거대한 원형 안테나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최소한 아주 큰 망원경 정도는 기대했다. 하긴 옛부터 별을 관찰하는 시설은 빛이 가장 적은 곳이어야 했고 당연히 사람들의 불빛이 적은 지상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했다. 그래서 산 높은 곳에 위치했다. 지리적으로만 따지만 그리피스 천문대는 태생적으로 천문대와는 거리가 멀었는 지도 모른다. 젊은 가드는 너무 솔직했다. 아쉬울 정도로 솔직했다.

하늘을 보러 온 사람들 대기권 밖의 별을 관찰하러 온 사람들이지만 LA의 밤하늘보다는 지상의 불빛이 더 큰 구경거리로 보였다.

어쨌든 천문대에 들어섰다. 400파운드에 달하는 둥그런 추가 높은 천장에 매달려 앞뒤로 움직이면서 지구의 자전을 온 몸으로 보여준다. 무거운 추는 조금씩 자전에 의해서 방향을 바꾸고 마치 시계처럼 양편에 있는 여러 개의 두꺼운 바늘을 쓰러뜨린다. 바늘이 하나씩 쓰러질 때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지만 지루해서일까 오래지 않아 그 자리를 떠난다. 바늘은 하루가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한다.

오른쪽 복도로 들어서면 천문학 강좌가 시작된다. 밤과 낮 달의 공전 파도 태양과 별들의 행로 계절 일식 태양과 흑점…. 우리의 일상을 결정하지만 잊고 사는 세상의 이치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우주에서 지구로 날라온 운석들도 전시돼 있다.

그리피스 천문대가 그래도 천문대라는 증거가 있다. 바로 야외 전망대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붕층으로 올라가면 거대한 돔으로 향하는 곳에 천체 망원경이 있다. 부족하지만 일반인들의 별보기는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2006년 재개장하며 새로 만든 아래층을 살펴보자.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램프도 심상치가 않다. 이렇게 많은 학자들이 평생을 우주 탐구에 헌신한 결과 우리는 보이지도 않는 우주와 천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큰 홀에는 멀리 수성부터 지구 천왕성 해왕성에 이르는 행성 모형이 설치돼 있다. 물론 명왕성은 퇴출돼 8개뿐이다. 천문학자들의 성과물을 모형으로 정리했다. 위층은 우주 속의 지구를 관찰한 모습이고 아래층은 직접 대기권 밖 우주를 살펴보는 것같다.

마지막으로 들릴 곳은 스낵을 파는 식당과 기념품점. 리노베이션을 하기 전에는 마땅히 뜨거운 커피 한 잔 파는 곳이 시원치 않아 아쉬웠는데 커피 한 잔 사들고 바로 옆에 있는 테라스에서 LA의 야경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기념품점에는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특별한 인형들이 있다. 상대성 이론의 주인공 아인쉬타인 박사 인형을 집에 데리고 갈 수 있다.

천문대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LA의 하늘을 올라볼 수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는 한인타운에서 15분이면 오를 수 있다. 이곳도 예산적자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월요일과 화요일에 문을 닫는다. 대신 입장료는 없다. 사족이지만 웹사이트(www.griffithobservatory.org)에는 2012년 인류 멸망이 근거없는 설이라는 안내글이 게시돼 있다.

▶주소: 2800 East Observatory Road Los Angeles

▶개장시간: 수~금요일 정오~오후 10시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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