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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위한 '힙합 이야기'-3] 웨스트, 턱 부상 사고서 영감 얻어…기독교적 가사로 래퍼 이미지 쇄신

지난 주에 언급한 탈립 콸리의 명곡 '겟 바이'(Get By)를 작곡한 젊은 작곡가는 이 곡이 발매될 2002년 당시 가장 잘 나가는 작곡가 중 한 명이었다. 수많은 랩퍼들에게 곡을 주었고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러나 경력이 꽃피기 시작한 그 해 10월 23일 그는 큰 교통사고를 당해 턱이 완전히 부서지는 부상을 당한다. 생사의 기로에서 몇 번의 대수술 거친 끝에 그는 턱에 철사를 끼우게 된다. 그는 이 사고로 랩퍼로서 치명적인 단점을 안게 되지만 동시에 거대한 불행에서 큰 영감을 얻게 된다.

그는 올드팝의 대가 차카 칸(Chaka Khan)의 명곡 '스루 더 파이어'(Through the Fire)의 가사와 멜로디를 차용한 랩 '스루 더 와이어'(Through the Wire)를 발표하며 랩퍼로 데뷔한다. "철사를 통해서 랩을 내뱉는다"(I spit it through the wire)는 이 곡의 가사는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이 노래가 수록된 데뷔앨범 '대학 중퇴'(College Dropout)는 그를 최고의 랩퍼로 올려놓는다. "내가 맹세할게 지금 여기에선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는 거야"(I swear this right here history in the making man)라는 그의 가사처럼 그의 거짓말 같은 데뷔는 역사가 되었다.

그가 바로 그래미상 14번 수상에 빛나는 랩퍼 칸예 웨스트(Kanye West)다. 다른 랩퍼들과 달리 중산층에서 자란 그는 갱스터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다른 랩퍼들에게서 쉽게 나타나는 폭력적인 성향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생사를 넘나드는 큰 사고를 겪어서인지 그의 랩은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지저스 워크'(Jesus Walk)는 랩퍼로서는 드물게 진솔한 언어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가사는 계몽적이지 않으면서도 진중한 그의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테러리즘과 인종 차별주의에 맞서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와 싸워야 한다. 마귀가 날 약하게 하려 하기 때문에 신이 길을 보여주실 것이다."(We at war with terrorism racism and most of all we at war with ourselves. God show me the way because the Devil trying to break me down)

2집 앨범 '레이트 레지스트레이션'(Late Registration)의 수록곡 '로지즈'(Roses)에서 그는 자신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의 병원 풍경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문병 시간이 지난 건 알지만 이 꽃을 줄 순 없을까요?"(I know it's past visiting hours. But can I please give her these flowers?) 읊조리듯 랩하는 이 노래의 도입부는 종래의 힙합과는 다른 시적인 향취를 느끼게 한다.

같은 앨범의 또 다른 수록곡인 '헤이 마마'(Hey Mama)는 기대와는 반대의 길을 걷는 자신을 믿고 지원해준 어머니에 대한 감사를 담은 노래이다. 이 노래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칸예 웨스트가 최고의 성공을 누리던 2007년 11월 세상을 떠난다. 그는 50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고인이 된 어머니에 공연을 헌정하면서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렇듯 힙합에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폭력과 성에 대한 자극적인 묘사가 없는 훌륭한 힙합곡은 셀 수 없이 많다. 힙합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긍정적인 면을 받아들이는 것이 거대해진 힙합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도 힙합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원희 인턴기자 whc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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