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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174] 석류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이 쏟아놓아야 하리

무한히 새파란 심연의 하늘이 두려워
나는 땅을 향해 고개 숙인다

온몸을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충만 이기지 못해
나 스스로 껍질을 부순다

아아 사랑하는 이여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내가 깨뜨리는 이 홍보석의 슬픔을
그대의 뜰에
받아주소서.

▶ 이가림(1943- )

본명은 이계진. 만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불문과와 동 대학원 졸업. 89년 프랑스 루앙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데뷔. 82년부터 인하대학교 불어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93년 정지용문학상, 96년 편운문학상, 99년 후광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빙하기’’유리창을 이마에 대고’’슬픈 반도’’순간의 거울’, 역서로 ‘촛불의 미학’’물과 꿈’’내 귀는 소라껍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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