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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 글러브] 청각 장애학생 인간승리 '착한 야구 영화'

좀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해도 착한 맛에 보는 영화가 있다.

출연: 정재영, 유선, 강신일, 조진웅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없음 (한국은 전체 관람가)


거역할 수 없는 정직하고 순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매끄럽지 못하고 눈에 거슬리는 점들마저 다 끌어안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영화들을 우리는 종종 만나게 된다. 너무 교훈적이어도 어쩔수 없다. 가끔 손발이 오글거리는 민망한 대사나 연기가 나와도 웃어 넘기게 된다.

영화가 담고 있는 착한 메시지와 반듯한 캐릭터들에게 무장 해제 당해버리기 때문이다.



'글러브'는 딱 그런 영화다. 야구와 청각 장애 학생들의 만남이 주 내용이다. 한 때는 날리던 투수였던 김상남(정재영)이 술 먹고 사고를 친 후 이를 수습하기 위해 농아학교 야구부 아이들을 만나 가르치며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드라마를 그리고 있다.

농아인 아이들은 방망이에 공 맞는 소리도 콜 플레이 외침도 들리지 않아 엉망진창 야구를 해댄다. 사람들이 놀릴까 두려워 화이팅도 외치지 못한다. 한다고 하지만 그들의 야구엔 근성도 투지도 없다. 그들이 야구 영웅 김상남을 만난다. 김상남은 예정된 사고를 치고 뻔한 진상을 부린다. 하지만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초심을 되찾고 기적을 이룬다. 바뀌어가는 아이들의 눈빛 낯설고 찌그러진 외침이나마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파이팅을 외치는 농아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저절로 코끝이 찡해진다.

어깨가 나가고 손이 진물러 터질지라도 32-0으로 무참히 깨지더라도 상관없다는 듯 초인적 투구수를 견디고 온 몸이 까지도록 슬라이딩을 해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뽀얗게 빛나는 순수한 감동의 빛이 터져 나온다. 땀으로 이야기하고 몸으로 증명하는 정직한 스포츠와 신체적 한계 사회적 편견을 딛고 당당히 서고자 하는 장애우들의 이야기가 만났으니 이미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그 울림을 예상할 만 하다. 뻔히 예측 가능한대로 영화가 흘러간다해도 감동의 강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그게 착한 영화의 힘이다.

'공공의 적' '실미도' '이끼' 등 강한 영화들만 만들어 오던 강우석 감독이 마치 영화 속 김상남이 그렇듯 초심으로 돌아가 작정하고 만든 동화같은 영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흥행감독이 만들었다고 보기엔 다소 유치하거나 작위적 장면들도 없진 않지만 '강우석 사단'이라 불리울만한 정재영 유선 강신일 등의 주연 배우진이 적절히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과한 힘과 멋은 모두 걸러냈지만 글러브 속으로 꽉 들어차는 야구공의 강한 스피드와 묵직한 사운드만으로도 강우석의 마초적 힘이 묻어나는 듯 하다. 아역 배우들의 투혼도 굉장하다. 일부 훈련 장면은 '실미도'를 연상시킬만큼 비장미를 풍겨 무게감을 더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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