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남자' 이매뉴얼(전 백악관 비서실장) 꿈 이뤘다
55% 득표율로 시카고 시장 당선
오바마 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이매뉴얼은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시카고는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이자 자택이 있는 곳으로 상징성이 작지 않다. 올 봄 오바마의 2012년 재선본부도 이곳에 꾸려진다.
이매뉴얼은 선거에서 약 55%의 득표율로 5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2위를 한 게리 치코의 득표율은 24%로 이매뉴얼의 절반도 안됐다. 1위 후보의 득표율이 50% 미만일 경우 치러야 하는 결선 투표도 필요없게 됐다.
이매뉴얼은 당선 후 “(자신을 찍어준)시카고 사람들때문에 이 곳은 미국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며 기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특별성명을 통해 “시카고 사람이자 친구로서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는 없다”고 축하했다.
이매뉴얼은 유대인 출신 첫 시카고 시장이다. 하원의원과 백악관 비서실장을 거치면서 쌓은 지명도와 뛰어난 자금동원 능력으로 일치감치 승리가 예견됐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최근 2년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워싱턴 DC에 체류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경쟁 후보 측에서 “출마자 거주 요건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냈고, 2심에서 패소해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다 조기투표를 눈 앞에 두고 주 대법원 판결로 겨우 후보 자격을 지켜냈다. 선거 막판엔 백인 노동자 계층이 중심이 된 거대 노조 지도부로부터 반(反) 유대주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매뉴얼은 2002년 시카고 북부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2008년까지 내리 4선했다. 이 때 시카고를 기반으로 일리노이 주 상원 및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던 오바마와 친분을 쌓았다.
이번 선거는 시카고의 터줏대감격인 리처드 데일리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비롯됐다. 데일리 시장은 이매뉴얼에 뒤이어 백악관 비서실장이 된 윌리엄 데일리의 친형이다. 이매뉴얼과 데일리 형제가 백악관 비서실장과 시카고 시장직을 서로 맞바꾼 셈이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jw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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