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보더스
류기열/빅셀파트너스 대표
반스앤 노블스와 더불어 전국의 소형 서점 몰락에 기여를 한 소위 수퍼 북스토어인 보더스의 파산은 기술과 문화의 변화가 리테일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가 그리고 기업이 그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어떤 운명을 맞게 되는 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보여진다.
수퍼 북스토어는 풍부한 자금을 배경으로 그저 책을 파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의 역할을 제공함으로써 커다란 성공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 이후 스타벅스 등 접근성이 용이한 리테일들이 나타나면서 "hang-out"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이 축소 되었고 디지탈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CD등 음악 관련 상품의 판매가 감소하였으며 또한 아마존 닷 컴 등 온라인 북 스토어의 발달은 오프라인 스토어의 생존을 더욱 힘들게 하였다. 결국 지난 16일 한때 40달러 호가하던 보더스의 주가는15센트로 떨어졌고 보더스는 파산 신청을 하면서 총 640여개의 스토어중 30%의 문을 닫기로 결정하게 된다.
남가주에서만 21개의 보더스스토어가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에는 센츄리시티 패서디나 글렌데일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보더스는 파산 법정에 제출한 회생 계획에 "Destination of Choice"로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당 쇼핑센터의 소유주들은 당장 보더스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이다. 수퍼 북스토어의 경우 적지않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장기 리스 계약이 되어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당장 그 자리를 메꿔줄 테넌트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라 부동산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는 단순히 리테일뿐 아니라 오피스 호텔등의 부동산 전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한 예로 플랫 스크린의 등장은 개인 오피스의 인테리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으며 호텔의 경우도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대형 티비용 가구를 사라지게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객실의 인테리어를 가능케 하였던 것을 들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디벨로퍼와 투자자는 항상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그 영향에 대해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때 워크맨을 통해서 전 세계 대표 전자 제품 생산자였던 소니가 이제는 한국등의 기업에도 밀리는 상황이 된 것 처럼 테크노로지 문화의 흐름에 뒤쳐지는 기업이나 투자자는 실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보더스의 파산이 수퍼 북스토어의 완전한 몰락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그들이 얘기하는 대로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한때 한물간 기업으로 여겨졌던 애플이 아이팟이라는 제품을 통해 회복은 물론 MP3 플레이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시대의 문화가 된 것처럼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아마 그때까지는 여러 대형 쇼핑센터의 소유주들은 보더스의 빈공간을 채우기 위해 땀 깨나 흘리게 될 것이다.
▶문의: (310)980-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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