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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야, 편히 쉬렴"…800여 명 애도 물결

레오니아고교·뉴저지연합교회서 추모행사
22일 화장 후 파라무스 메모리얼공원 안치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21일 오전 10시 뉴저지주 레오니아 고교 소강당. 봄방학 첫 날이자 프레지던츠데이 휴일이었지만 검정색 옷차림을 한 학생과 교직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어느새 소강당에는 2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전날 새벽 희귀 백혈병 APML로 투병하던 중 세상을 떠난 이 학교 12학년생 애니 이(17) 양을 추모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한 것.

에드 버톨리니 교장은 “우리 모두가 받아들이기 너무 힘든 순간”이라며 “지난주 여러분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가 한 마음으로 캠페인을 벌였는데, 이렇게 갑자기 일이 벌어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애니양은 10학년 때 학년 회장을 지냈고 배구·수영부, 여성 합창단 등 학교 일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모범생이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순간 소강당은 울음바다가 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애니 양의 아버지 이재병씨와 어머니 유명옥씨, 언니 제니양도 함께 흐느꼈다.



이후 행사는 애니양을 기억하는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한 학생은 “유치원부터 애니를 알아왔는데 내가 힘들 때면 단 한번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고 내 곁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애니양이 몸담았던 배구부 앤소니 서비스 코치는 “애니는 성실함과 열정, 웃음을 가진 모델 같은 선수였다”고 회고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추모 행사의 마지막은 언니 제니양이 맡았다. 그는 지난 4일 백혈병 진단 때부터 보름여 동안의 과정을 소개했다. 비교적 담담하게 말하던 그도 동생의 마지막 순간을 언급할 땐 목소리가 흔들렸다.

“(20일 오전 5시 30분쯤) 맥박이 떨어진 뒤 심폐소생술 등을 해 다시 회복됐다가 곧 또다시 떨어졌어요. 그 때 애니에게 말했어요. ‘이제 편한 곳으로 가도 된다고’. 그리고 부모님께도 애니를 보내자고 말했죠.”

행사 뒤 어머니 유씨는 “아침에 애니가 생전에 그렇게도 사랑했던 눈이 내린 걸 보고 하늘에서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위로해 주시는 걸 보니 애니가 사랑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전하는 걸로 느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애니양 가족이 다녔던 뉴저지주 잉글우드의 뉴저지연합교회에서는 공식 추모예배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무려 600여명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발인예배는 22일 오전 10시. 시신은 화장 뒤 뉴저지주 파라무스 메모리얼공원에 안치된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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