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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는 신문

이종호 논설위원

비디오.카세트.음악CD.게임기.전화번호부. 인터넷 시대와 함께 사라지고 있는 것들이다.

소형카메라.전용 GPS.사진첩 역시 스마트폰 범람과 함께 역할이 다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의 것이 또 있다. 바로 종이신문이다.

이미 인터넷엔 모든 콘텐트를 내 주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손안의 컴퓨터라는 스마트폰 속으로까지 들어갔다. 뉴욕타임스.USA투데이.LA타임스는 물론 중앙.조선.동아 등 한국의 신문들도 다투어 자신들만의 앱(App)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이들 기사는 대부분 공짜다. 종이신문 구독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다. 그런줄 알면서도 신문은 자꾸만 온라인에 매달린다. 왜일까. 종이 신문의 종언이 유행어처럼 회자되는 요즘이다. 그런 시대에 신문의 생존과 부활은 그래도 온라인에 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기존의 신문광고를 통한 수입은 한계에 이르렀다. 이제 기적적인 새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방법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천하의 뉴욕타임스도 문을 닫거나 최소한의 규모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 아서 슐츠버그 발행인의 전망이다. 그는 또 2015년까지면 종이신문으로서의 뉴욕타임스는 사라질 것이라고도 말한다.

그가 말하는 기적의 새 기술이란 현재로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전용의 앱 신문인 것처럼 보인다. 이미 첫발을 내디딘 곳도 있다.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은 지난 1월 종이신문 없이 24시간 앱으로만 제공되는 '더 데일리' 창간을 발표했다.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3월 안으로는 본격 유료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도 빠르면 2월 중으로 무료였던 앱 신문을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구독료는 뉴욕타임스가 한 달에 약 20달러 더 데일리는 30달러 선이 될 것이라 한다.

머독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 보급될 아이패드가 약 4000만대에 달하고 그중 5%인 200만명이 '더 데일리'의 구독자가 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한다. 향후 3년 안에는 10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다는 의욕도 보이고 있다. 그렇게만 되면 구독료 수입만 한 달에 3억 달러다. 투자비 운영비를 빼고도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은 만만치가 않다. 이미 공짜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른 독자들이다. 그런 독자들이 과연 얼마나 앱 신문을 위해 지갑을 열 것인가가 열쇠다.

신문은 과거 누렸던 정보독점의 지위를 급속도로 잃어가고 있다. 지금은 신문이 아니어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는 얼마든지 있다. 파급력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밀린다. 이번 튀니지와 이집트 시민혁명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던가.

달라진 독자 취향도 버겁다. 독자의 눈과 머리는 이미 읽는 것보다 보는 것에 훨씬 더 유쾌하게 반응한다. 제 아무리 유익한 기사라도 사진과 동영상과 음악이 곁들여진 발랄한 정보의 조회수를 따르지 못한다.

결론은 콘텐트다. 종이에서 앱으로 그릇만 바꾸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돈을 내고서라도 꼭 먹고 싶은 그런 요리를 담아내야 한다. 거기에 '신문은 읽는 것'이라는 틀을 깨지 않고서는 어떤 신기술도 기적을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변화는 언제나 생각보다 더 빨리 우리 곁에 다가온다. 그런 트렌드에 어떻게든 동승해야 하는 것이 또한 이 시대의 운명이다. 신문 만의 일이 아니다. 변화의 때를 놓쳐 생존을 고민하는 올드 미디어들의 처지가 우리 이민자들의 모습이 아니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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