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정체성 찾아주고파"…아이타스카 한글학교 입양아반 딘 씨 가족
제프-질 딘 부부는 아이타스카 한글학교 내 입양아반을 개설하는데 1등 공신이다. 입양아 캠프에서 이현애 교장을 만나 입양아 전문반의 필요성을 호소했고 부모와 함께 하는 수업 방식도 제시했다.덕분에 4주 전부터는 자녀 애비게일(12), 조셉(10)과 함께 전 가족이 한글학교를 다니고 있다.
질 씨는 “부모가 한글을 이해할 수 없으면 일반 학교에 보내는 것과 다름 없다. 가족이 함께 배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가 중요하다는 메세지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아이들의 한국에 대한 흥미가 커져가고 있다.
애비게일은 “한국에 대해 알고 한국에 가면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배우고 있어 수업이 재미 있다”고 말했다.
딘씨 부부가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로 결심한 것은 한국식으로 아이들의 정체성을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질 씨는 “언젠가는 아이들이 한국으로 갈 것이고 최소한 모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려주고 싶었다.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시작해 주는 건 부모의 역할이다. 하지만 미국식이 아니라 한국식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내 아이들은 코리안-아메리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딘 씨 부부가 에비게일을 입양한 것은 6년 전. 입양 역사가 길고 주위 한인 친구들로부터 정직한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기에 두 아이 모두 한국에서 입양키로 했다.
딘 씨 부부는 입양 과정부터 아이와 모두 공유했다. 두 아이의 반응은 달랐다. 조셉은 적극적으로 친부모 찾기에 관심을 보인 반면 애비게일은 되도록 말을 아꼈다.
질 씨는 “모든 것을 아이들에게 맡기고 있다. 애비게일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혹시 내 기분이 나쁘지 않을지, 자신이 거부된 것은 아닌지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딘 씨 가족은 입양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바뀌었음을 느낀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입양아로 놀림도 받았지만 이제는 ‘old news’라며 개의치 않는다. 질 씨는 “국제가족에다 평범한 가정은 아니기에 어려움도 있었다. 입양 전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했다. 또 가족이 한 방식으로만 형성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kj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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