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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수상] "우연"이 아닌 "필연"

안세희 목사/시카고 크리스천 교회

"목사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단기선교의 팀장 집사님이 전화를 해서 말씀을 잇지 못하십니다. 우리 교회는 설립 37년 만에 첫 단기선교를 계획하고 지난 1년간 기도하며 준비해 왔습니다. 지난 2월 1일이 출발일 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 60여년 만의 눈 폭풍이 시카고를 찾아왔습니다. 일기예보를 미리 접하신 분들은 비행기가 제대로 출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대단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기에 약속된 시간에 공항으로 달려가 단기선교팀을 격려하고 함께 기도를 하고 헤어져 집으로 막 돌아왔을 때 집사님의 전화가 온 것입니다.

집사님의 전화를 받으며 비행기 출발에 문제가 생겼다 싶었습니다. "집사님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집사님은 "우리 앞뒤로 출발하는 비행기가 다 취소되었습니다. 심지어 마이애미를 향하는 비행기마저도 다 취소입니다. 그런데 우리 비행기만 온 타임(On Time)에 출발한다고 불이 들어왔습니다"라고 말하며 감격해 하셨습니다. 눈 폭풍의 위력은 가히 대단해 공항마저 멈추게 했습니다. 우리 선교지는 중미의 니까라구아인데, 그곳을 가기위해서는 마이애미에서 환승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 선교팀이 탑승한 비행기 외에 마이애미행을 포함한 다른 모든 비행기가 취소되었으니 하나님의 역사하심 앞에 집사님은 말을 잇지 못하셨던 것입니다.

눈 폭풍으로 인해 두 시간 가량 지연된 까닭에 결국 예정된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인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니까라구아로 떠나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출발 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너무 한산한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 게이트가 바뀌었는데 안내 방송을 해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국제선 비행기는 30분 전이면 모두 탑승을 마쳐야 합니다. 게다가 터미널도 같은 터미널이 아니었습니다. 온 힘을 다해 달려 게이트 앞에 선 시간이 출발 2분전이었습니다. 항공사 직원은 닫혔던 문을 다시 열고 우리 단기선교팀을 맞아 주었습니다. 단기선교팀에 함께 하셨던 여행을 많이 해 보신 목사님은 지금까지 닫혔던 문이 다시 열리는 것은 처음 경험했노라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하셨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앉자마자 비행기가 출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시작으로 선교기간을 통해 우물 사역, 어린이 사역, 영어교육 사역, 미용 사역, 약품 사역, 안경 사역 등을 감당했습니다. 참석했던 8명의 단기선교팀은 사역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 앞에 감동과 감사가 넘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마다 벅찬 감동으로 자신들이 경험한 하나님을 증언했습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경험한 단기선교팀의 고백들이 귀에 쟁쟁하게 울립니다. "선교 현장에 가보니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있는 문제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별히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한 한 자매의 고백이 깊은 감동을 줍니다. "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상했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도와주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우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손길을 통해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된 이 자매의 인생이 하나님 앞에 어떻게 쓰임 받게 될 지 자뭇 궁금해집니다.

이땅에 우연히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와 사랑 속에 태어났습니다. 하나님은 한번도 그 섭리와 사랑을 포기하신 적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섭리와 사랑을 "우연" 이란 이름을 붙이며 애써 외면했기에 그 큰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뿐입니다. "우연"을 바라며 사는 허망한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필연"적 사랑을 경험하는 복된 인생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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