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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허위 첩보 제공한 암호명 '커브볼' 자나비

"이라크 대량살상무기는 내가 한 거짓말
미국이 진짜 전쟁 일으켜 깜짝 놀라"

10만 명이 넘는 민간인과 군인이 사망한 이라크전쟁이 한 이라크 망명자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15일 미국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첩보가 사실은 자신이 지어낸 거짓 제보였다고 주장하는 '라피드 아흐메드 알완 알 자나비(암호명 커브볼.사진)'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1995년 이라크에서 망명해 독일에 살고 있는 자나비는 인터뷰에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고 싶어 거짓말을 했는데 진짜 전쟁이 일어났고 이라크의 민주화가 이뤄져 (거짓 제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 각각 발간한 회고록에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정보에 오류가 있었다고 시인했으나 제보 자체가 거짓이었다는 증언은 처음 나온 것이다.

후세인 반대세력의 일원이어서 이라크를 탈출한 자나비는 2000년 독일에서 망명자 신분을 획득했다. 그해 3월 '닥터폴(Dr. Paul)'이라는 독일 비밀정보부 소속 정보원은 자나비가 바그다드 출신의 화학공학 전문가임을 알고 접근했다. 자나비는 이 정보원에게 자신이 과거에 일했던 군수산업단지가 사실은 대량살상용 생화학무기 생산공장이라고 거짓 제보했다.

그는 제보가 사실인 것처럼 꾸미려 2층 건물 높이의 이동식 트럭에서 생물학무기를 개발해 왔고 이 과정에서 연구원 12명이 사고로 숨졌다는 정황도 조작했다.

자신이 제공한 거짓 정보가 미국까지 흘러 들어간 사실을 몰랐던 자나비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유엔 연설에서 내 제보를 그대로 인용하는 걸 TV를 통해 보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실제 파월은 이라크전쟁 개시를 한 달 앞둔 2003년 2월 유엔 안보리 특별회의에서 "이라크가 사찰을 피하기 위해 트럭 형태의 이동식 생물무기 생산연구소를 최소한 18대 이상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명자의 증언을 통해 입수했다"며 "망명자는 목숨을 걸고 증언했다"고 연설했다.

그러나 그 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파월은 2005년 9월 ABC방송에 출연해 당시 연설을 '고통스러운 오점'이라고 고백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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