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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청구(스몰클레임), 이겨도 보상 받기 힘들다

집행기관, 재산 압류·계좌 동결 '미적미적'
피고 협조 안하면 판결 후 1년씩 걸리기도

#. 식품유통업에 종사하는 김춘곤씨는 5000달러가 넘는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속을 끓이다 지난해 10월 뉴욕시에 스몰클레임(소액청구)을 제기했다. 한달 여 뒤 재판 날짜가 잡혔으나 상대방이 연기 신청을 해 다시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두 번째 재판 날짜에는 피고 측이 출두하지 않아 승소판결(Judgment)을 받았다.

판결문 지시대로 30일을 기다렸다가 마샬국에 압류 집행을 의뢰했으나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지지부진한 집행 때문에 또 속을 끓이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스몰클레임을 제기하는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다. 영어에 문제가 없거나 도움을 줄 사람이 동행한다면 스몰클레임 오피스에 클레임 양식을 제출하면 한달 정도 후에 법원에서 출두통지서가 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뒤다. 피고들이 의도적으로 재판 연기 신청을 하면 그 때마다 한달 반 정도 시간이 흘러간다. 서너 번씩 연기돼 접수 후 6개월 이상 기다려 재판을 받게 되는 사례도 흔하다.

승소판결을 받는다 해도 더 큰 장애물이 기다린다. 승소판결만 받으면 곧 보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피고가 협조하지 않는 한 장기전을 펼쳐야 한다. 집행은 마샬이나 셰리프에 의뢰해 재산을 압류하거나 은행계좌를 동결시켜 보상을 받아낸다. 봉급생활자일 경우 통상 25% 한도 내에서 봉급을 압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행기관은 5%의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스몰클레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승소판결 후 집행에만 1년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

김영민 변호사는 “스몰클레임은 청구 액수가 작아 변호사를 고용하기도 어렵고 어차피 재판정에 변호사가 나갈 수도 없다”며 “클레임이 걸려도 장기소모전이므로 재판에 이르기 전에 조정(mediation)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법원 변호사 주재 아래 중재재판(arbitration)으로 합의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집행과정이 장기전인 만큼 중재를 거쳐 적당한 선에서 보상을 받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뉴욕시 스몰클레임 최고 금액은 5000달러며 뉴욕시를 제외한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3000달러다. 다만 뉴저지주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특별민사법원(special civil court)에 1만5000달러까지 청구할 수 있다.

박기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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