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부동산·주식으로 갈아탄다
이자율 낮은 은행 CD 인기 떨어지고
새로운 투자처 찾아 한국으로도 눈길
#. 김모씨는 한국으로 100만 달러 가량을 송금했다. 미국 내 은행의 CD 이자율은 1%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한국은 이자가 3배 이상 높다. 김씨는 당분간 원화가치가 높아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이자 수익과 더불어 환차익까지 챙길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한인은행에 묶여 있던 목돈이 움직이고 있다.
CD로 자금을 예치했던 한인들이 돈을 빼서 다른 곳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 제로금리 시대에 은행 CD는 더 이상 큰 매력이 없어 부동산·주식 시장 등이 한인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은행에 놔두는 돈도 CD 보다 출금이 자유로운 머니마켓으로 옮겨가고 있다.
◆CD 인기 하락=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뉴욕·뉴저지 지역에서 영업하는 7개 한인 은행들이 보유한 고액 CD는 1년새 34%가 줄었다. 2010년 12월 말 이들 은행에 예치된 10만 달러 이상 CD 총액은 15억6387만 달러로, 2009년 12월 말 23억3814만 달러에서 1년 사이 7억7427만 달러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 은행들의 예금 총액이 10% 가량만 줄은 것과 비교하면 고액 CD의 인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2009년 6월 말과 비교하면 한인은행들의 고액 CD는 40%까지 줄었다. 2009년 6월 말엔 한인은행의 10만 달러 이상 CD 규모가 25억7188만 달러로 최근 2년 새 최고액을 기록했었다.
◆제로금리 영향=은행권에서는 CD 금리가 1년 만기 기준으로 1% 정도에 머물러 자금 이동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에서도 2~3년 전처럼 CD금리를 높게 주고 예금을 유치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 연방 금리가 제로금리 수준인데 고객에게 2~3%의 이자를 주며 손해만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은행들이 지점을 내면서 예금 유치를 위해 높은 금리의 CD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던 모습도 지난 1년새 자취를 감췄다.
◆목돈의 행방=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에서 빠져 나온 목돈이 ▶부동산 ▶펀드·주식 등 리스크는 있으나 수익성이 좋은 투자처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윌셔은행 박승호 동부지역 본부장은 “부동산 시장에 확신을 가진 일부 한인들은 맨해튼에 콘도 등을 구입하면서 70~100만 달러 가량을 현금으로 지불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주식투자 관련 문의도 올 들어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은행 메릴린치에서 자산운용팀을 이끌고 있는 피터 황 팀장은 “2009년 말과 비교하면 2010년 말부터 최근까지 사이에 투자 관련 문의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금리는 당분간 오를 것 같지 않지만 주식시장은 계속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대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더 높은 이자율을 찾아 한국으로 향하기도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에선 3.5%, 많은 경우 4%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수백만 달러가 송금되는 등 한국이 또 다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dhkim@koreadaily.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