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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프로의 LPGA 뒷담화-84·최종회] 그래도 나쁜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많다

여민선/전 LPGA 선수·KLPGA 정회원·빅토리골프 아카데미 헤드프로

내가 프로가 된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바로 코리안 미팅이었다.

여러 골퍼 부모님이 눈물을 보이며 '정말 시합보다 더 힘이 드는건 마주칠 수밖에 없는 한 두명의 부모를 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선수는 골프만 치고 부모는 열심히 뒷바라지만 하는줄 알았지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무례함 비매너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철저한 이기주의가 판치는 곳인지.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를 것이다. 서둘러 미팅을 마치자 P 선수가 나에게 왔다. "언니 힘들었지? 저 무식한 인간이 변하겠어?!" 또 다른 P 선수가 말을 이었다. "언니 상대 안하는 게 최고야. 언니만 상처 받았지. 정말 이게 뭐야!" 너무나 고맙게도 후배들은 끝까지 노력했고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줬다.

그리고 협회에선 이 자리가 이렇게 어려운 자리인지 몰랐다며 너무나 미안해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엔 선수대신 통역관을 세우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얼마 후 따로 통역사를 두어 선수가 피해보지 않도록 노력했다.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내가 다친 맘을 추스르기엔. 왜 우리는 문제를 개선하고 발전시키고 단합하지 못할까?

이유는 한가지. 나밖에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종종 만난다. 이런 사람들을. 정말 나이와 장소에 관계없이 어디나 있다. 그래서 나도 바뀌었다.

그 사람들은 달라지지 않으므로 내가 그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고. 그래도 아직은 나쁜사람들보다 좋은사람들이 많다.

미국에 살면서 학교에 다니고 마이너에서 메이저까지 그 넓고 큰 미국에 내노라하는 골프장에선 다 쳐봤고 좋은 사람들과 만났고 처음보는 음식도 많이 먹었고 무엇보다 내 시아가 넓어졌다.

골프라는 운동으로 많은걸 배우고 돈으로 살수 없는 내 인생의 재산에 감사한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눈물나게 행복했던 내 젊은 시간들이다.

이번달에 책을 냈다. "스윙머신 여민선의 골퍼의 몸." 아주 자세히 나의 실수들과 에세이를 실었고 제일 중요한 골퍼의 스트레칭과 골퍼가 가져야할 근육운동을 또 마인드에 대해 썼다.

그동안 저의 글을 읽고 공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또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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