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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 굿 허스번드 (A Good Husband)] 이별·후회의 감정 절절히 묻어난 '순애보'

사랑이 떠나간 후 오는 것은 후회다. 후회란 이미 사랑이 과거가 됐다는 뜻이다. '있을 때 잘해 줄 것을…'하는 생각은 부질없다.

감독: 이사오 유키사다
출연: 히로코 야쿠시마루 에츠시 토요카와
장르: 드라마 로맨스
등급: 없음
상영관: 엠팍극장


더 이상 사랑하는 이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만이 뼈저리게 사무칠 뿐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세상으로 빠져든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은 더 쓰라리다. 가엽고 처량해 한없이 도와주고 싶다가도 가끔은 화가 나 윽박을 질러보기도 한다. 그 과정은 새로운 상처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아픔을 치유하기도 한다.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아파하고 이겨낼 수 있는 시간 꼭 '떠나보내기 위함'이 아닌 '더 많이 더 오래 사랑하고 기억하기 위한' 그런 시간 말이다.

영화 '굿 허스번드'는 그런 이야기다. 결혼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철딱서니 없는 바람둥이 남편 슌스케(에츠시 토요카와)와 그저 헌신적이고 어리광 많은 아내 사쿠라(히로코 야쿠시마루)는 늘상 투닥거리는 게 일상이다. 간절히 아이를 원하는 사쿠라와 달리 자유분방한 영혼의 사진작가 슌스케는 모든 것에 시큰둥하기만 하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떠났던 여행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년이 지난 후 여전히 나아질 기색이 보이지 않는 슌스케에게 사쿠라는 이혼을 선언한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다시 슌스케와 사쿠라의 일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두 사람의 이별과 주변인물들의 관계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언뜻 이해하기 힘들었던 슌스케와 사쿠라의 행동도 뭔가 의뭉스럽던 주변인물들의 존재이유도 그때부터 풀려 나간다.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레 밝혀지는 사실들과 함께 영화는 오전 11시의 햇살과도 같던 발랄했던 분위기에서 암실의 어둠처럼 무겁고 먹먹한 슬픔의 영역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그저 아내 속 썩이는 철부지 남편의 이야기에 그칠 것만 같았던 영화는 절절한 이별과 가슴 아픈 후회의 감정이 교차되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발전해 나간다.

시종 차분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이어지지만 이를 통해 전달되는 울림의 강도는 세차다. 가만가만 보는 이의 마음을 적시는 감성이 빼어나다. 사진이 소재가 되는 영화인만큼 장면마다 담겨 있는 자연광의 아름다움이 눈부시다. 밸런타인스 데이를 앞두고도 그럴듯한 순애보 로맨스 영화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시기에 단연 돋보이는 영화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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