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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이 그리우면 비디오를 틀지요"

'나의 사랑, 백남준' 출간한 부인 시게코 구보타씨

“지난 설날, 남준이 꿈에 나타났지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고 있었어요. 내가 ‘왜 청소기를 두고 빗자루냐’고 나무랐지요. 남준이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요. ”

고 백남준씨의 아내 시게코 구보타(73·사진)씨가 9일 뉴욕한국문화원에서 회고록 ‘나의 사랑, 백남준’(구보다 시게코·남정호 지음)의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백남준씨의 일상을 카메라로 담은 사진작가 이은주씨의 전시회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삶과 예술’ 개막일에 맞추어 열린 것. 지난 달 29일은 백씨가 세상을 뜬지 5년째 되는 날이었다. 사진과 글로 회상하는 ‘인간’ 백남준 행사에 그를 기리는 이들이 몰려 들었다.

이 책엔 1964년 가난한 예술가였던 백남준과의 만남에서 2006년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서 영원히 작별할 때까지 40여년의 공적이며, 사적인 삶이 담겨있다. 공동 저자인 중앙일보 남정호 선임기자는 2006년 뉴욕 특파원으로 구보타씨와 만나 책으로 냈다.

비디오아티스트인 구보타 여사는 백씨의 예술적인 동반자였다. 로댕에게 조각가 아내 카미유 클로델이 있었고, ‘배용준’ 전에 ‘백남준’이 있었다.



일본 니가타에서 태어난 시게코(成子)씨는 도쿄교육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후 미술교사를 지냈다. 1964년 봄, 그녀는 운명의 한국 남자를 만나게 된다. 도쿄의 소게츠홀에서 신예 예술가 백남준의 공연을 보고 반한 것이었다.

“남준은 독일에서 벌써 유명했지요. 정말 미남이었어요. 다시 태어나도 남준과 결혼하겠어요. 저는 쫒아다니는 게 전문이니까요!”

2개월 후 구보타씨는 뉴욕으로 이주, 백남준과 재회하고 전위예술운동인 ‘플럭서스’에 가담한다. 이로부터 열애는 시작됐지만, 백씨는 독신을 고집했다. 후에 구보타씨는 미국인 작곡가와 결혼했다가 이혼, 77년 마침내 백씨와 결혼에 이른다.

“남준이 어느 날 매디슨애브뉴의 골동품상회에서 1만달러짜리 불상을 사더군요. 무엇에 쓰려고 비싼 돈을 주고 부처를 사는가 했더니, ‘TV 보는 부처’를 만들었지요!”

남편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구보타씨는 마르셀 뒤샹의 작품을 비디오아트로 제작한 ‘계단을 내려오는 나부’로 유명해졌다. 그는 2007년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는 용인의 시장으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남준이 그리우면 비디오를 봅니다. 그러면, 남준이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비디오는 제 2의 현실을 가능케 해주는 예술입니다.”

내달 4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엔 이은주씨의 딸 최시내씨의 사진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 강수진’도 소개되고 있다. 212-759-9550.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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