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월마트 뉴욕시 진출 찬반 주장 들어보니…] "소상인 죽는다" vs "지역 경제 활성화"
노조도 반대 가세…'여직원 차별' 등 지적
"쇼핑 비용 줄어들 것"…소비자들은 환영
월마트는 5년 전 퀸즈와 스태튼아일랜드 진출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는 브루클린 내 매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시 조례에 따르면 특정 공장지대에 1만 스퀘어피트 이상의 소매 매장을 열려면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소상인과 노조는 ‘반대’=해당 지역 소상인과 노조는 월마트 진출을 강력히 반대한다. 지난 3일 뉴욕시청에서는 월마트 입점 반대 시위가 대규모로 열렸다. 소상인과 노조는 월마트가 들어오면 ▶일자리가 2.7% 줄어들고 ▶소규모 업소의 25%가 문을 닫으며 ▶지역 상권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이 외에도 여종업원 차별, 노조 설립 반대 등 월마트의 부도덕한 기업 문화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월마트는 이 같은 반대를 의식해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신선 청과물 공급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에 착안, 월마트가 들어오면 소비자들이 값싼 청과물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뉴욕한인소기업서비스센터 김성수 소장은 “월마트가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지만 결국에는 청과업소들을 고사시킨 후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렇게 되면 뉴욕시 1200여 한인 청과업소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윤 뉴욕한인청과협회 회장 당선자는 “소상인이 무너지면 결국은 지역사회의 허리가 무너지는 셈이 된다. 한인 청과업주들은 월마트 입점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식 뉴욕한인식품협회장도 “가격경쟁력에서 월마트를 절대 따라갈 수 없다. 관련 한인단체들과 함께 정치권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환영’=소비자들은 월마트 입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월마트 입점 지지 서명운동에 3만 명 이상이 서명을 한 상태다. 이들은 월마트를 유치,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자들이 보다 싼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JC페니나 타깃·코스트코 등은 입점을 허용하면서 월마트만 반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주부 우영미(퀸즈 오클랜드가든 거주)씨는 “월마트가 들어오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동시에 고품질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된다”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월마트 측은 세수 확충 효과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뉴욕주 정부에 낸 세금이 총 4억5200만 달러(판매세 3억6400만 달러·재산세 8800만 달러)로 재정 부족을 겪고 있는 뉴욕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눈치’=지난 3일 월마트 입점 관련 시의회 공청회에는 크리스틴 퀸 의장을 비롯해 30여 명의 시의원이 참석했다. 퀸 의장은 그 자리에서 “월마트 진출과 관련한 여러 가지 영향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 시의원들은 월마트 입점과 관련,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지만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정치권은 월마트 입점이 이슈로 부각하고 지역 소상인들과 노조가 반대하자 조심스런 입장이다. 아무래도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소비자들은 가까운 월마트 매장에서 쇼핑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간접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시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자신의 계획에 월마트 입점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택준 기자 tck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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