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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지금은 한식 세계화 첨병으로

타민족 고객이 전체의 70%
각종 장류 직접 담궈서 사용

올해로 개업 30주년을 맞는 맨해튼 한식당 우촌(10 W 36스트릿). 1981년 지금의 자리 맞은편(5 W 36스트릿)에서 설렁탕·족탕·수육·우족 등 네 개의 단촐한 메뉴로 출발했다. 80년대 설렁탕 한 그릇에 김치·깎두기면 거뜬히 한 끼를 해결하고 잠시 고향의 포근함에 빠져들 수 있어 외로운 이민생활에 지친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32스트릿 한인타운이 형성되기 전에는 한국에서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 곳에서 한 번쯤은 식사를 하고 갈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6년 취임식 후 우촌에서 회식을 하기도 했다.

90년대 들어 바비큐 레스토랑으로 메뉴를 다양화했다. 지금은 20여 가지 바비큐 메뉴에 육개장·된장찌개 등 3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우촌의 자랑은 한국 전통 장맛. 식당에서 사용하는 고추장·된장·간장 등을 롱아일랜드 농장에서 직접 담궈 타민족들까지도 우촌 장맛에 매료돼 단골이 될 정도라고.

타민족 고객도 크게 늘었다. 지금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30년 동안 운영을 맡아 온 유연숙 실장은 "이제는 타민족 고객이 한인 친구들을 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초창기 몇 안되는 한식당의 명맥을 꿋꿋이 유지해 오고 있다. 앞으로는 한식 세계화에 일조하는 식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포부도 갖고 있다. 유 실장은 "우선 반찬의 상품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 음식에 비해 재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면서도 공짜로 제공되는 반찬 수가 많아 한식당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반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타민족들이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반찬으로 배를 채우면서 한식의 참맛을 볼 기회를 놓친다는 것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주 전부터 27달러짜리 무제한 바비큐 메뉴를 내놓으면서 반찬을 김치·상치·샐러드·무채 등으로 제한했다.

한국 정부와 식품회사에 체계적인 재료 개발도 주문했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소스와 재료를 개발하면 한식당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민족도 한식당을 운영할 수 있게 돼 한식당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식 전파를 위해 정부가 맨해튼에 한식요리학교를 세울 것을 주문했다.

유 실장은 "과거에는 내가 우촌을 이끌어 갔지만 이제는 우촌이라는 이름이 내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식 세계화에 일조하면서 100년 전통의 한식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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