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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도 맞고 빼앗기고…이집트 시위대 취재진 공격

무바라크 지지자, 비판적 보도에 적대적
미국, 언론인 위협 규탄·즉각 석방 요구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열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3일부터 외국 언론사와 취재진을 공격하는 등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서구 방송사 등 외국 언론매체들이 현 정권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는 피해 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특파원 2명은 3일 낮 광장 근처에서 취재하던 중 청년 10여 명에게 둘러싸여 봉변을 겪었다. 친무바라크 시위대로 보이는 이들은 다짜고짜 카메라 캠코더를 빼앗고 주먹으로 때리고 양팔을 낀 채 어디론가 끌고 갔다.

흥분한 이들은 주머니를 뒤져 휴대전화와 여권 지갑까지 빼앗으려 했다. 양팔을 붙잡힌 채 무작정 50여를 끌려가던 기자들은 경계를 서고 있던 총을 든 군인들에게 '우린 대한민국 기자다'라고 말한 뒤 도움을 요청했다.

군인 3명이 다가와 몸수색을 한 뒤 시위대와 한동안 언쟁을 벌이는 듯하더니 시위대로부터 카메라를 건네받아 넘겨줬고 청년들은 엉거주춤 뒤로 물러났다. 중무장한 군인 1명에게 안전한 곳까지 동행해 달라고 요청해 무사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또 다른 한국 방송사 기자도 이날 낮 시내로 들어가려다 카메라를 빼앗겼다가 되돌려받았고 한 기자는 휴대전화를 빼앗긴 것으로 전해졌다.



친무라바크 시위대는 또 카이로의 호텔에 난입해 외국기자를 색출하는 것으로 알 아라비야 TV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서방 기자로 보이는 2명이 이날 람세스 힐튼 호텔 부근에서 카메라를 빼앗긴 채 지프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리스의 한 기자는 이날 시위대로부터 흉기로 다리를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른 그리스 사진기자 경우 타흐리르 광장 부근 거리에서 길을 막은 일단의 남자들에게 얼굴을 맞았다. 벨기에 유력 일간지의 기자 1명이 이집트 반체제 지도자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에 우호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끌려가는 등 군인에게 억류된 기자만 8명에 이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기자들이 투숙 중인 람세스 힐튼 호텔과 세미라미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은 친무바라크 시위대가 보도내용에 항의하며 호텔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고 철제문을 설치해 출입자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3일 무바라크 지지 시위대가 외국 언론사의 취재진을 공격하는 것을 강력 규탄하고 이집트 정부에 의해 체포 구금된 언론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취재기자들을 겨냥한 행동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만일 언론인들이 붙잡혀 있다면 즉시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즉각 야당 측과 권력이양에 관한 협상을 개시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반정부-친정부 시위대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사상자가 늘고 있는데 이집트 보건부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양측간 충돌로 최소 5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현장의 의료진들은 사망자가 최소 10명이며 8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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