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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김의 할렘에서 월스트릿까지-웹스터홀 (15)] 미국 최초의 나이트 클럽

1886년 사교장으로 출발
2008년 랜드마크 지정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의 웹스터홀(Webster Hall)은 1886년 진보 인사들의 교류와 사교 목적으로 지어졌다. 그리고 금방 미국 최초의 나이트 클럽으로 전환된, 12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곳이자 뉴욕에서 가장 큰 나이트 클럽이다. 특히 금주법 시대에도 이곳은 꽃집이나 보리물 집 따위로 위장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이트 클럽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당시 그 유명한 마피아 알 카포네가 이 곳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50~60년대에 웹스터홀은 매우 유명한 음악 스튜디오로도 사용되었다. 이곳에서 자신의 명작들을 만들어낸 특A급 고객은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우 줄리 앤드류스를 비롯해 레이 찰스,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내트라 등이 있다. 1980년대에는 티나 터너, 에릭 크랩튼, 스팅·키스, 비비 킹, 건스 앤 로지스가 공연을 가졌고 1990년대에는 마돈나, 믹 재거, 심지어 빌 클린턴까지도 자신의 이벤트를 여기서 열었다.

요즘은 어셔, 린킨 파크, 넬리, 에이브릴 라빈 같은 젊고 새로운 가수들과 더불어 롤링 스톤스, 듀란듀란이나 프린스 같은 노장들도 여전히 콘서트를 한다. 거기에 그래미 시상식도, ‘아이언 셰프’ 일본편도, 그리고 모건 스탠리나 크리스티안 디오르 같은 회사의 이벤트도 여기서 열렸다.

2008년 이 건물은 역사적 가치가 있어 보존해야 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물론 한번 등록되면 엄청난 세금 감면 효과도 있지만 자기 건물임에도 함부로 손을 대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주인의 완강한 저항 끝에 등록됐다. 나이트클럽 조명 전구알 바꿀 때마다 위원회에 전화해서 하나하나 승인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나라도 그러겠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건물 보존 노력은 정말 집요하고도 강하다.

11스트릿의 3과 4애브뉴 사이에 있는 이 건물 앞면은 좀 작고 허름하다. 할렘의 아폴로 극장처럼 뒤통수가 큰 녀석이라, 들어가보면 ‘어라, 속이 이렇게 넓다니?’ 하고 깜짝 놀란다. 지하를 포함해 4개 층인데, 층마다 다른 인테리어와 다른 장르의 음악이 있어 마음대로 옮겨 다니며 고를 수 있다. 지하층은 힙합·랩의 흑인 음악, 매우 끈적끈적한 소위 ‘부비부비’형. 1층은 1980~90년대 듣던 정겨운 음악을 튼다.

한번은 아파트를 나눠 쓰는 친구와 그녀의 박사과정 연구실 친구들이랑 우르르 이곳에 간 적이 있었다. 참 반듯해 보이던 그녀의 친구들이 지하를 금세 포기하고 위층에서 놀고 있던 우리와 합세했다. “아래층은 참 부적절한(Inappropriate) 방법으로 춤을 추더군”이라면서. 난 부적절이란 단어를 예전 빌 클린턴이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추문을 시인할 때 이후로 참 간만에 들었다. 그나마 이 클럽은 규모가 크고 오래돼서 양호한 편이라오.

2·3층의 커다란 아르데코 스타일 중앙홀은 유명 스타들이 공연을 열고 뮤직비디오나 영화를 찍는 곳인데, 평소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신기한 분장의 댄서들과 ‘나, 한 춤 춰’ 하는 친구들의 깜짝 무대 공연, 복장만 구경해도 신기한 퀴어(Queer)들과 전문 DJ들의 다양한 음악이 있다. 그리고 ‘시네마 천국’ 같은 오래되고 멋진 극장까지. 하지만 중앙홀은 지하·1층에 좀 사람이 차야 연다. 적어도 밤 12시 정도니 집에 가는 시간을 잘 계산해야 한다.

☞◆ 안나 김은 한양대 도시공학과 졸업 후 LG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다 컬럼비아대학원에서 부동산개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뉴요커도 모르는 뉴욕’(한길아트)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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