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감시카메라 사망사고 줄인다…고속도로안전보험협 조사, 14개 주요도시서 35% 감소
각주마다 설치 붐…2000년 30개, 지난해엔 500개 도시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교차로에 빨간불 신호위반을 단속하는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도시의 경우 지난 10여 년 사이에 충돌사고 사망자 수가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안전보험협회는 이번 조사를 위해 미국에 있는 인구 20만명 이상 도시 99개(2008년 센서스 기준) 중 1992년부터 1996년까지 5년 동안은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았으나 이후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에는 감시 카메라를 설치 작동한 14개 도시를 추렸다. 14개 도시는 애리조나주 챈들러와 피닉스, 워싱턴DC 등인데 뉴욕·뉴저지주 도시는 없다.
조사진이 1992~96년과 2004~08년 두 기간 동안 이들 도시들 교차로에서 빨간불 신호등 위반으로 발생한 사망자 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적으로 35%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빨간불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그렇지 않을 때와 비교해 3명 사망할 것이 2명 정도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조사 대상 도시 중 챈들러의 경우 이 기간 동안 무려 사망자 수가 79%나 감소.
안전보험협회는 또 같은 기간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는 48개 도시를 추려내 교차로에서 신호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망자 수를 조사했다. 이들 도시도 신호체계 개선 등으로 사망자 수가 줄기는 했다.
그러나 1992~96년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다가 2004~08년에 설치한 대도시의 사망자 수 감소율이 35%였는데 비해 이들 48개 도시의 사망자 수 감소율은 14%에 그쳤다. 이는 감시 카메라 외의 각종 개선 노력으로 신호 위반으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 수가 줄기는 했지만 그 폭이 14개 도시에 비해 절반 이하에 그쳤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뉴욕주 로체스터와 버펄로는 사망자 수가 각각 62%와 15%가 늘었고, 교통법규 준수 프로그램과 경찰관 단속 확대 등을 시행한 뉴저지주 뉴왁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사망자 수가 51% 감소했다.
이 같은 감시 카메라의 효용에 대해 워싱턴DC 캐티 레니어 경감은 “교차로에 빨간불 신호위반을 단속하는 카메라를 설치하면 경찰 인력과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투입될 경찰력을 범죄 예방에 돌려 주민들의 안전을 도모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정부들이 세수증대를 목적으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단속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 미드 애틀랜틱지구 래지나 에버렐라 대변인은 “감시 카메라가 교통사고를 줄이기는 하지만 컴퓨터와 기계로 작동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어쩔 수 없이 빨간불 신호를 지키지 못할 때도 위반으로 처리해 티켓을 발부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예산 징수기’가 아닌 ‘생명을 구하는 기계’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000년 주요 교차로에 신호위반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도시가 30개를 넘지 않았으나 2010년에는 500개 이상으로 늘었다.
박종원 기자 jwpark88@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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