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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위격화 "동맹이냐 민주화냐" 깊어지는 미국 고심

시위 지지하자니 반미 이슬람 정권 태동 걱정
무바라크 편들면 '민주주의 대부' 이미지 타격

이집트의 반 정부 민주화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최대 동맹 지도자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위태롭게 하는 것도 고민스럽고 그렇다고 현 집권세력을 감싸안으며 이집트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저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 이집트의 정치개혁을 강력하게 촉구했지만 조 바이든 부통령의 경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니고 하야해서는 안 된다며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시위 사흘째인 27일 유튜브 웹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의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전적으로 필요하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을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무바라크 대통령이 미국에 중요한 동맹자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이집트의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 정치적 경제적 개혁이 전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이집트의 거리에서는 이집트인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볼 수 있다"고 말해 시위대의 입장도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조 바이든 부통령은 27일 공영방송 PBS '뉴스 아워'에 출연 "무바라크 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니며 물러나서는 안 된다"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바이든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은 여러 측면 특히 (북아프리카) 지역의 평화와 중동의 평화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 등의 측면에서 우리와 협력하면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나는 그를 독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가 사그라지지 않고 군까지 투입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미 행정부의 입장은 무바라크 대통령을 옹호하는 태도에서 거리를 두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 정부는 지역의 안정과 민주적 개혁에 대한 지지 반미 정권의 등장 방지 등의 측면을 모두 고려하며 곡예를 펼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되면 골칫거리인 이란과 가까운 반미 이슬람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데다 북아프리카 지역의 안정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정부 시위대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민주주의 전도사를 자처해 온 미국이 이집트 국민들의 민주화 목소리를 무시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 정권의 유지에는 힘을 실어주는 투트랙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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