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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일본에 무너진 이유…이란과 8강전서 체력 바닥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일본을 두고 바르셀로나에 비유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빠른 패스로 상대 진영을 휘젓는 기술 축구를 바탕으로 4강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한.일전은 템포와 템포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전반에 한국은 속도에서 일본에 밀렸다. 전반에 골을 허용한 장면이 바로 그랬다. 혼다-나가토모로 빠르게 이어지는 일본의 측면 패스를 막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가 사이드로 돌아나가는 상대 선수를 놓쳤다. 수비수나 미드필더들이 강하게 앞으로 치고 나오면서 상대를 공격적으로 막아야 했지만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며 일본을 막는 소극적인 수비를 했다. 그럴수록 일본은 더 여유를 가지고 한국 문전을 파고들 수 있었다.

이런 속도의 차이는 결국 체력에서 나온다. 일본은 카타르와 8강전을 치른 후 사흘을 쉬고 나왔다. 한국은 이란과 연장전까지 치러 일본보다 30분을 더 싸웠지만 이틀밖에 쉬지 못하고 부담감이 큰 라이벌전에 나섰다. 차두리의 기동성이 떨어지고 아시안컵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이 뛰었던 선수였던 이용래도 몸이 둔해진 게 눈에 띄었다.

한국의 공격 역시 이란과의 8강전과 비교해 날카로움이 무뎌졌다. 이는 지동원과 구자철 등 최전방 공격수의 책임은 아니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에서 공격까지 밀고 올라오는 시간이 길었다. 빠른 역습이 없었고 단조로운 패턴으로 답답하게 일본의 골문을 노크만 했다.

선수 개개인의 자질만 놓고 본다면 한국은 일본보다 분명 한 수 위다. 일본은 선진 축구를 빠르게 흡수하는 방식으로 그 갭을 극복하고 있다.

김호 일간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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