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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독설을 녹이는 유머

권태산 목사/라크라센타 하나님의 꿈의 교회

1968년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 사망 사건 이후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미 현역의원 개브리얼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의 총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치권의 독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의 새라 페일린이 기퍼즈 의원의 지역구를 과녁 모양으로 표시해 놓고 "퇴각하지 말고 재장전하라" "M16 자동소총으로 (기퍼즈를) 쏘라" 같은 극단적 언어를 쏟아낸 것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는 인식에서다.

덕분에 그동안 독설로 재미를 본 인물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라디오쇼를 통해 20년간 독설을 쏟아낸 덕에 돈을 번 '러시 림보'와 MSNBC의 저녁 뉴스를 맡고 있는 '키스 올버만'등이 중심 대상이다. 당장 폭스TV의 사장이 진행자들에게 발언의 수위를 낮출 것을 지시했다고 하지만 자극적인 것에 이미 길들여진 시청자들 때문에 미디어의 독설 문화가 쉽게 정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욕과 독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스마트폰에는 '욕 애플리케이션' 까지 등장했다. 무식하고 잔인한 욕설이 무려 500여 개나 재생된다. 욕이 빠지면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청소년들도 상당 수에 이른다.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이 처음 하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그의 라이벌들은 정견회장에서 그에 대한 인신공격을 시작했다. "내가 듣기에 상대방 후보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그런 게으른 사람은 의회에 앉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자 이어 등단한 처칠이 이에 대해 멋지게 유머로 응수했다. "아마도 나처럼 예쁜 마누라를 데리고 산다면 당신들도 일찍 일어나지 못할 겁니다." 청중들은 웃었고 처칠은 당선되었다.



진중권이라는 문화평론가가 최근심형래감독이 만든 '라스트 갓파더'를 '불량품 가게'라고 폄하했다. 독설을 들은 심형래감독은 '오늘이 마침 내 생일인데 생일선물 주는건가?'하면서 유머로 응수했고 며칠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하며 진짜 생일 선물이 되어버렸다.

정치를 하건 영화 감독을 하건 아니면 교회 구역장을 하건 사람들이 주목하는 자리에 앉으려면 독설을 유머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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