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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한 자일 버르 (몽골어: "하나님을 찬양하라")" 예배는 고달픈 몽골 이민자의 희망

LA 몽골리안크리스천교회
대부분 일하는 교인들로 일요일 저녁 시간에 예배
장소 제공할 한인타운 교회 아직 못찾아 도움 손길 절실

"예수스 할렐루야 아멘!!"

23일 오후 6시쯤 사우스 LA 제퍼슨과 브로드웨이 인근 마가교회 2층의 작은 방.

경쾌한 드럼 박자와 기타 리드 보컬의 가스펠송이 합판으로 덧댄 방의 벽면을 세차게 울리고 있다.

무대에서 열창중인 밴드를 따라 50여명의 성도들은 간의의자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찬양에 여념이 없다. 방 뒤켠에서는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재롱을 부린다.



'예수'를 외치고 '할렐루야' '아멘'까지 한국어로 들리는 후렴구는 LA의 여느 한인 개척교회와 다를 바 없는 정경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찬양이 시작되자 그들의 입에서는 생소한 말들이 쏟아졌다.

"버한 자일 버르(하나님을 찬양하라.Burhan Zal Bir)!"

몽골어다. 이곳은 남가주 최초의 몽골인교회인 LA몽골리안크리스천처치(LAMCC)다.

갓 돌지난 아이부터 60대 어른까지 50여명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찬양은 알아듣기 어렵지만 간절하고 절실하다. 몇몇 성도들은 눈물을 흘리며 절대자의 도움을 간구했다.

곧 이어진 기도시간에 그 소원은 하나로 뿜어져 나왔다. '잘 살게 해달라' '신분이 해결되게 해달라' '아이들 공부 잘 하게 해달라' 등등 이곳이 고향이 아닌 이민자들의 지난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처크트 에르덴 허르로 담임목사의 설교도 '희망'이 주제였다. 요한복음 2장에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의 기적을 주제삼아 "끊임없이 기도하면 하나님의 때에 축복이 있다"는 내용으로 그들을 위로했다.

1시간 30분여의 뜨거운 부르짖음이 끝나자 교회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이고 청년들에게는 이성을 만나는 교제의 장소였고 장년들에게는 사랑방이 됐다. 소담스럽게 담긴 몽골 볶음밥을 한그릇씩 먹으면서 서로 안부를 묻기 바빴다.

100여년전 외딴 섬에서 타향살이를 갓 시작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한인 이민교회의 초기 모습이 그 곳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이 교회 교인 대부분은 유학비자로 미국에 건너온 20~30대들이다. 공부가 목적인 학생들도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이들도 다수다. 혈혈단신인 이들에 비해 가족과 함께 교회에 출석하는 3~4 가정은 행복한 편이다.

처크트 목사는 "체류신분이 불안정한 교인들이 많다. 몽골인들 사이에서는 '영주권 받기가 로토 당첨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로 정착이 힘들다"고 교인들 사정을 전했다.

예배시간이 저녁시간인 이유도 몽골인들 대부분이 일요일에도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인들의 어려운 사정은 그대로 교회 재정에 반영된다. 이 교회 연간 재정은 3만달러다. 자녀가 넷인 처크트 목사 가정 생활비로만 쓰기도 빠듯하다. 예배장소를 마가교회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고 어바인 한인교회에서 매달 400달러를 보태주고 있지만 그 뿐이다. 몽골인교회가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이 교회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창립 7년째를 맞는 이 교회는 예배장소를 몽골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LA한인타운으로 옮기려 수차례 시도했지만 번번히 좌절했다. 최근에도 2주 동안 한인타운내 교회 여러곳을 찾아다녔지만 기꺼이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교회는 한 곳도 없었다.

"지금까지 도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한인 업소에서 우리를 고용해주고 교계에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LA 몽골인들을 부흥시킬 수 있습니다." 몽골인 교회는 양 커뮤니티의 거울이다. 그들은 한인 교계를 통해 미래를 꿈꾸고 한인 교계는 과거의 우리였던 그들을 이끌 책임이 있다.

▶도움주실 분:(626)500-9472 츠코트 목사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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